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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T판 버크셔해서웨이' 성공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09 14:25

수정 2014.11.10 08:05

구글 'IT판 버크셔해서웨이' 성공할까

구글이 최대 인터넷 기업이라는 영역을 넘어 실생활을 아우르는 정보기술(IT) 중심 지주회사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처럼 IT산업의 버크셔해서웨이가 되겠다는 전략인데, 업계 순환주기가 빠른 사업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지주사 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인수합병(M&A)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산업의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광고수익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익처를 확보하려는 구글의 움직임을 국내 업계도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T판 워런 버핏 꿈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최근 10년간 인수한 업체는 229개로 총 286억달러 규모다. 공시된 규모만 이 정도로, 실제 M&A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된다.
구글이 최근 1년간 인수한 기업 수도 50개 업체에 이른다.

최근 절대적 비중이던 광고수익이 흔들거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우수한 기술 회사들을 인수,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운전, 로봇, 사물인터넷 등 혁신적이고 실생활과 연결될 분야로 사업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는 것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워런 버핏처럼 돼야한다'고 말했다.

IT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버핏과 달리 페이지는 다량의 현금보유액을 무기로 기술분야 투자에 나서고 있어 거대 기술지주회사 구축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다.

버핏은 섬유회사였던 버크셔해서웨이를 보험, 철도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투자지주회사로 만들었다. 버핏은 유망한 회사를 인수하지만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고 향후 경영성과에 따른 이익을 배분받고 있다.

페이지는 최근 조직개편 이후 새로 인수한 사물인터넷 기업 네스트와 칼리코 등이 추진하는 사업 등에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구글에 의해 실생활이 돌아가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이 원활히 추진될지 의문을 품는 의견도 존재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 변화가 빠른 업계 특성상 우수한 기술기업이라도 꾸준한 수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다"며 "구글없이 살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도 인수한 회사들의 효용성 가치가 기타 제조업에 비해 짧을 수 있어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업계도 보폭 넓혀야

국내에서도 대학을 중심으로 기술지주 회사들이 다수 설립돼 보유 기술을 활용한 수익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이같은 보폭 넓히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 포털인 네이버 외 모바일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다음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기업들도 보다 실생활로 연결되는 신사업 발굴과 활발한 스타트업(신생벤처) 육성·M&A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인터넷기업들의 성장도 빠른 시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발빠른 대응으로 거대 IT 기업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도 무시할 수 없고 미국과 중국 등 인터넷 기업과 비교해도 규모면에서 압도적으로 열세"라면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할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매출을 거두며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은 해외기업 M&A에 최대 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4분기 기준 구글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345억달러 수준이란 점에서 보유 현금의 대부분이 M&A에 동원될 것이란 분석이다.


SK증권 고승희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과거 모바일 시장 확대에 따른 광고 및 서비스 확대를 위한 M&A와 달리 최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산업 M&A에 적극적"이라며 "구글은 우리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력이 높은 인터넷 기반의 소프트웨어 업체 중심의 M&A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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