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청은 송파구 잠실동 백제고분로 주변 5개 건물에서 기울어짐 현상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지난 4일 동주민센터를 통해 5개 건물이 기울어졌고, 이 가운데 한 곳에서는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동향보고를 받았다"면서 "원인은 지하철 9호선 굴착공사로 판단된다는 것이 보고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지난해 말부터 건물 벽에 금이 가고, 음료수 캔이 한쪽 방향으로 굴러가는 등 이상이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3주 전부터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5층 다가구 주택은 건물 한쪽이 30㎝나 가라앉아 주민 불안이 큰 상황이다.
입주민 이모씨(52·여)는 "지난해 겨울부터 시멘트가 떨어지고, 냉장고 문이 저절로 열리는가 하면 샷시가 잘 닫히지 않았다"면서 "4층에선 마루가 불룩 솟아오르는 바람에 결국 보강공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건물의 수평복원 공사를 맡은 전문가는 "큰길 쪽으로 갈수록 지표면이 1m당 1㎝씩 가라앉아 최대 30㎝까지 낮아진 상태"라면서 "9호선 공사를 위한 지하굴착이 시작된 뒤 건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은 9호선 공사장에서 30m가량 떨어져 있다.
주변의 다른 건물들도 지반침하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주민 박모씨(37·여)는 "올봄에 집 뒤편 시멘트가 깨지고 화장실에 물이 새 설비업자를 불렀더니 지반이 내려갔다고 했다"면서 "그런데도 지하철 관계자들은 공사와 무관하다고만 우겨서 우리 뒷집은 아예 소송까지 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지반침하로 인한 안전문제가 제기되자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해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지하철 9호선 공사와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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