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교동 상권이 세를 불리고 있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과 6호선 상수역 사이에 위치한 '서교동 카페거리' 일대는 인근 홍대 상권에서 확장, 발달해 현재 시세도 홍대상권을 넘보고 있다. 상권 성장에 따라 신촌이나 이대 상권으로 향하던 수요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23일 KB국민은행·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20~40대가 즐겨찾는 서교동 카페거리 호가는 3.3㎡당 4000만~1억원 선이다. 단기간 가격이 급등해 메인 상권인 홍대입구역 상가 시세(3.3㎡당 5000만~1억2000만원)를 추월할 기세다. 실제 지하1층~지상6층의 한 건물은 지난 2009년 19억원에서 현재 40억원으로 5년만에 2배 이상 올랐다.
■신촌, 이대 상권 흡인
주택가가 상권으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지역 서교동 일대는 다가구나 단독주택이 많아 개발이 손쉽고 역세권이라는 점에서 경기 북부나 인천, 신촌 일대에서 쉽게 이동해올 수 있다는 장점 등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W공인 관계자는 "기존 홍대상권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인데다 일대에 출판사 400여개가 있어 배후세력까지 탄탄하다"며 "서교동 상권은 주택가로 세력을 넓히면서 계속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신촌·이대 상권이 지고 있다는 점도 성장세에 한몫 했다. KB국민은행 김기용 부동산 전문위원은 "신촌이나 이대 상권의 경우 송도캠퍼스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 상권이 예전같지 않다"며 "상권은 저절로가 아니라 수요가 이동해서 팽창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을 찾는 1일 유동인구는 지난해 51180명에서 올해 12만6009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신촌·이대 상권의 경우 전 같지 않은 상황. 학생 감소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월 임대료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신촌 상가의 ㎡당 월 임대료는 3만4600원, 보증금은 73만4500원으로 전 분기 각각 3만5500원, 80만1100원에 비해 떨어진 상황. 패션상권으로서 흡입력이 감소한 이대 상권도 3·4분기 ㎡당 임대료가 3만7000원, 보증금은 78만8000원으로 전 분기 각각 4만8800원, 88만4600원에 비해 하락했다. 전 분기 대비 환산 임대료 변동률로 따져볼 경우 홍대상권은 1.19% 오른데 반해 신촌은 2.5%, 이대는 7.93% 떨어졌다. 부동산114 김민영 연구원은 "홍대상권은 4분기 연속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합정, 상수 등 상권 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4·4분기에도 인기가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핫플레이스, 투자 유의
서교동 카페거리가 급성장한 상권이라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급격히 가격이 뛴 핫플레이스라는 점에서 호가나 시세가 명확치 않다"며 "건물의 3.3㎡당 매도가가 공시지가 대비 4배까지 뛰었는데 강남의 경우 공시지가의 2배, 이태원은 2~3배밖에 되지 않는 만큼 용기 있게 베팅해 투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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