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오후 12시 30분 울산 본사에서 조합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갖고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출정식에서 "이번 파업은 15만 노동자 가족의 생계가 걸린 합법적인 파업투쟁"이라며 "파업과 협상이 병행되기 때문에 회사의 전향적인 태도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부분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1만8000여명 가운데 80%가 넘는 1만5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노조측은 예상했으나 사측의 설득으로 이탈자가 속출해 실제 참여 인원은 20% 이하인 3000여명에 그쳤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정상 근무를 실시했으며,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일산문을 거쳐 정문까지 거리 시위에 돌입했다.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현대중공업은 하루 12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지만 부분파업에다 참여자 수도 적어 실제 손실액은 200억원 이하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의 이번 파업으로 19년 연속 이어온 무분규타결 기록이 중단됐다.
노조의 부분파업 강행에 대해 사측은 유감의 뜻과 함께 강경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사측은 이미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보고 최근 울산지법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파업 참여자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34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인건비가 부담되는 인상안을 제시했으며, 이것도 현재 상황으로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며 "노조의 파업은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며, 노조가 하루빨리 위기극복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노사는 파업과 별개로 오후 2시부터 53차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돌입했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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