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71만5500대 팔아 애플 '아이패드' 앞질러 두 제품 가격차이 약 2배
【 로스앤젤레스=진희정 특파원】 구글이 미국 교육시장에서 애플을 추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롬북 노트북을 앞세운 구글이 아이패드로 인기를 끌었던 애플을 따라 잡았다는 것이다.
크롬북은 크롬을 운영 체제(OS)로 사용하는 휴대용 컴퓨터로 아이패드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3.4분기 미 학교에 저가 노트북 71만5500대를 팔았다. 이는 같은 기간 70만2000대 판매를 기록한 애플 아이패드 판매를 앞지른 수치다. 2년전 199달러(약 22만원)로 시작했던 구글의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미 교육시장에서 구글이 애플을 이긴 적은 없었지만 올해부턴 양상이 바뀌었다. 고등교육 기관을 포함해 교육 시장에서 애플을 제친데 이어 선두 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 교육시장은 차세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인식시켜 줄 수 있어 하드웨어 업체들의 전쟁터다. 이미 20여년전에 먼저 출시된 윈도가 그동안 독점해왔지만 학교들은 보다 더 저렴한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제 크롬북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각 학교들의 저비용 정책이라 할 수 있다.
IDC의 조사 애널리스트 라자니 싱은 "크롬북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제품의 성장으로 애플 아이패드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크롬북 제조업체는 삼성, 휴렛팩커드(HP), 델, 에이서 등이다. 이들은 각 학교들에 강력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각 학교들의 IT부서에서 낮은 초기비용과 간단한 기기 관리 등은 저렴한 비용과 함께 구매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애플 아이패드 에어의 지난해 최저 구매가격은 379달러다. 비용 측면에서 크롬북의 강점은 확실한 셈이다.
두 회사의 전략을 살펴보면, 아이패드는 터치스크린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측면을 강화한 반면 크롬북은 별도의 키보드를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싱은 "학생들의 평균 연령층에서는 터치스크린보다는 키보드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애플은 태블릿이 아닌 노트북 부문에서 미국 각 학교와 대학에서 구글에 대해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jhj@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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