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다국적 기업에 과세.. 국내서도 법률 마련 추진
글로벌 경제위기로 각국 정부가 세수부족에 허덕이면서 다국적 기업들에 세금을 부과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이 자국에서 돈을 번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에 세금을 부과한다고 밝힌 데 이어 국내에서도 과세 근거를 강화하는 법률이 마련될 예정이다.
영국이 '구글세'라 부르며 다국적 기업들의 탈세를 막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국내에서도 구글세를 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국회와 관련 업계, 새누리당 홍지만 의원은 국내 비거주자에 대한 원천징수 근거를 마련한 소득세법 개정안과 외국법인의 원천징수 대상을 늘리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이르면 5일 대표발의한다.
법인세법 개정안에는 외국법인의 징수 대상에 기존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외에도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에 대한 과세를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글과 애플 등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외국계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세금 징수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구글과 애플만 해도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를 통해 조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구글코리아가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지만 이를 통해 잡히는 이익 대부분이 구글아일랜드로 잡히기 때문에 징수할 세금 규모가 현저히 작아진다"며 "수요는 한국에서 이뤄지는데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징수하지 못해 과세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금액은 연간 3800억~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구글코리아의 검색 등 광고 매출은 약 1200억원, 구글플레이의 한국 수익은 전체 1조3200억원 중 18% 수준인 약 2377억원. 유튜브의 한국 매출만 해도 약 200억원으로 수익이 최대 80억원에 육박한다는 추산이다.
한편 조지 오스번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 기반의 다국적 기업 중 일부는 룩셈부르크나 아일랜드 등에 본사를 두고 세금 회피를 꾀하고 있다"며 "구글, 아마존 등 기업들에 25%의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영국 법인세율 21%보다 높은 것이다. 바뀐 세법은 내년 4월 정식 발효된다. 영국에서는 이 세금제도를 '구글세'라고 부르고 있다. 올 들어 구글 등 다국적 IT기업들의 의도적인 세금 회피 정황이 연이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오스번 장관은 "IT기업들의 세금 회피가 심각하다"고 강조하며 "다국적 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도록 꼼수를 부리는 것이 경제적으로 실익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이런 정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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