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 도어(악마의 문)'는 오후 6시를 넘어서자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입구에는 20여명 이상의 손님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계산대 직원은 새로 오는 손님에게 대기 번호를 알려주느라 분주했다. 이 직원은 "지난달 28일 문을 열고 일주일만에 입소문을 타며 하루 평균 500~700명이 찾는다"며 "오후 6시 이후부터는 30~60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복개주차장 상가에 자리자은 데블스 도어는 외관부터 남달랐다. 미국 뉴욕의 오랜된 공장 혹은 창고를 개조한 듯한 모습이었다. 푸른빛의 녹슨 디자인을 한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특히 10m 높이에 달하는 천장과 2층으로 이뤄진 규모(약 400평)가 압도했다. 입구 오른편에는 1788년에 설립된 독일 최고의 양조 장비 제조사라는 카스파리의 대형 양조기가 눈길을 끌었다. 또 별도의 공간에 마련된 비어 랩(실험실)에서는, 매장을 찾은 고객이 양조 전문가와 함께 자신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직원은 "비어 랩은 내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곳곳에서도 세심함이 엿보였다. 개방형 주방을 적용해 고객은 직접 맥주와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직원과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총 2곳의 흡연실의 경우 여성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했고, 화장실 수도꼭지 디자인도 통일성을 지키기 위해 공장의 옛날 모형을 적용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 중에는 내국인과 함께 외국인도 다수 있었다.
맥주는 데블스 도어에서 직접 생산한 페일에일, 인디아 페일에일, 스타우트(흑맥주)와 수입 에일맥주 등 20종을 판매한다. 특히 직접 생산한 에일맥주 3종은 테스팅(180mL) 3600원, 아이리쉬(375mL) 7500원, 글래스(470mL) 9500원 등 사이즈별로 준비했다. 일반 에일맥주는 500mL 기준으로 1만원선이다. 샐러드, 핫도그, 햄버거, 감자튀김 등의 안주와 디저트 등도 다양하게 갖춰 맥주 전문점임에도 일반 음식점 못지않았다. 단 평일(월~금) 오후 3시부터 5시30분까지는 점심 저녁메뉴 대신 간단한 사이드 메뉴와 맥주만 판매한다.
이날 매장을 찾은 김동규씨는 "그동안 익숙한 라거맥주와 달리 에일 맥주 특유의 깊고 쓸씁한 맛이 새로웠다"며 "고속터미널역과 접근성이 좀 떨어져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종종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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