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현장르포] '우수디자인사업화' 현장교육 위해 찾은 英 엔진그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07 16:42

수정 2014.12.07 16:42

경영전략에 디자인 입혀 편의·효율 극대화

엔진그룹에서 교육을 마친 후 교육생들이 가상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할 결과물을 만들고 발표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엔진그룹에서 교육을 마친 후 교육생들이 가상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할 결과물을 만들고 발표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런던(영국)=유현희 기자】 런던으로 들어가는 관문 히드로 공항은 유럽에서 가장 큰 공항이다. 그중 가장 최근 완공된 제 5터미널은 단일 건물로는 영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제 5터미널은 연간 250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지만 승객들은 자신이 갈 목적지를 찾거나 방문예정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히드로 공항은 도착승객의 대기시간을 줄여주고 혼잡함을 줄이기 위해 전용 인포메이션존을 마련, 안내데스크를 방문하지 않아도 몇번의 클릭만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히드로공항은 영국 대표 디자인매니지먼트 기업인 엔진그룹(Engine Group)의 대표적인 서비스 디자인 성공사례 중 하나다.


■서비스디자인의 시작은 '고객'

한국디자인진흥원의 '2014 우수디자인사업화 공통지원사업' 일환으로 8명의 국내 디자인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실무진과 함께 최근 열흘간의 일정으로 영국을 찾았다.

템즈강변을 따라 달걀모양의 이색 건축물이 눈길을 끄는 런던시청을 지나 런던의 명소 타워브릿지 등을 거쳐 엔진그룹 교육장에 들어서자 엔진그룹 유일의 한국인 직원인 저스틴 김이 일행을 반겼다.

저스틴 김은 나흘간 엔진그룹의 교육 강사로 나서 디자인매니지먼트의 필요성과 적용방법을 교육생들에게 차근히 설명했다.

"엔진그룹은 14년 역사를 지닌 서비스디자인 선도기업이다. 서비스디자인은 디자인경영과 디자인 전략이 더해진 것으로 이미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한국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도입하고 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서비스디자인을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기업이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엔진그룹이 말하는 서비스디자인은 시장조사부터 비즈니스컨설팅, 공간배치 등이 모두 담긴 디자인경영의 일종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편리하도록 동선을 디자인하고 직원들의 응대방법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매뉴얼화하는 것. 이것이 엔진그룹이 말하는 서비스디자인이다.

히드로 공항에서 처음 느낀 서비스디자인의 사례는 엔진의 교육과정에서 방문한 버버리 매장이나 네스프레소 매장에서 다시한번 체험할 수 있었다.

버버리 매장은 윗층에서 아래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려했고 어린이, 여성, 남성, 잡화류로 배치하기보다 유사한 디자인과 색상별로 제품을 배치해 쇼핑하기 편리하도록 바꿨다. 공간효율보다 쇼핑효율을 고려한 버버리매장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엔진의 이론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25명의 직원 세계를 움직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의 컨설팅을 담당하는 엔진그룹의 인력은 의외로 적은 편이다. 엔진의 정직원은 25명에 불과하다. 25명이 세계적인 기업들을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나흘간의 수업을 통해, 적은 인력으로 최대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 엔진그룹의 원동력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엔진그룹은 서비스디자인 매뉴얼을 보유하고 이 매뉴얼을 적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에 프로젝트에 맞는 다양한 프리랜서를 활용하고 있었다. 예컨데 자동차 회사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자동차분야 전문가를 프리랜서로 고용해 자신들의 서비스디자인 매뉴얼 적용방식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엔진에서 서비스디자인 실무 중심의 교육받은 후 디자인 교육생들은 3시간 거리의 버밍험 대학으로 이동해 서비스디자인 이론을 다시한번 배웠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디자인 뮤의 이정은 실장은 "엔진에서의 교육은 고객사와의 소통과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디자인경영의 시작이라는 걸 일깨우는 시간"이었다며 "고객의 불만까지 수용하라는 강의가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열흘간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엔진에서 누누히 강조한 "고객의 체험을 디자인하라"는 한 마디는 공장이 사라진 영국의 생존비결을 대변하는 듯 했다.

yhh12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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