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그 단점을 보완해주고 사회로 나와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IT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장애학생들이 스스로 협동심과 작품성을 기르며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LG유플러스 NW전략기획팀 이종호 대리)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지난 10일 막을 올리고 4박5일간의 일정에 돌입한 '제4회 장애청소년 글로벌IT챌린지'가 장애청소년들의 정보기술(IT) 능력을 마음껏 뽐내는 장이 되고 있다.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열린 이번 행사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LG유플러스가 한국 및 아세안지역 장애청소년들의 IT활용을 장려하고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하고자 매년 마련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장애인 IT대축제다.
올해 대회의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 및 인식제고를 위해 총 4개의 도전 과제가 주어지는 'IT경진대회'와 'IT포럼', '문화체험', '부대행사'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특히 'IT경진대회'는 인터넷 검색, 온라인게임 등의 단순한 종목으로 구성되는 기존 국내외 대회들과는 달리 실용성과 창의성을 고려한 종목들을 신설해 차별화했다. 한국과 아세안 10개 국가에서 100여명의 장애청소년들이 △워드와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e디자인' △스크래치 프로그램(비교적 간단한 그래픽 기반의 프로그래밍 언어)을 활용해 간단한 게임과 스토리북을 제작하는 'e크리에이티브'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검색 방식이나 유익한 정보를 탐색하는 'e라이프맵' △엑셀 등을 이용해 문서를 작성하는 'e툴' 등 4개 종목에서 쟁쟁한 실력을 겨뤘다.
각각의 대회에서 장애청소년들은 팀별로 협동하며 자신이 가진 장애의 제약을 뛰어 넘은 감격스러운 결과물을 제출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들 중 오는 12일 오후 2시에 있을 각 종목별 시상식에서 총 70여명에게 상패와 상장 등이 수여될 예정이다.
선천성 청각장애 2급을 앓고 있는 정지혜씨(17)는 "지난해 처음 지인의 소개로 대회에 참가했는데 매우 재미있어서 다시 참가하게 됐다"면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또 다른 참가자 베트남의 엥유엥 린(15)은 "컴퓨터와 IT를 배우는 것이 참 즐겁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컴퓨터 공부와 대회참가 등을 통해 IT분야에서 일을 하거나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선진 IT기술과 정책공유를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진행된 IT포럼에서는 각국의 ICT사례와 정책이행방향 등에 대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이뤄졌다.
개최국인 한국을 방문한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우리나라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도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행사 기간 틈틈이 한국의 IT기기, 보조기기를 체험해보거나 야경이 일품인 한국의 야간문화를 즐기게 된다.
이상철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은 "올해 대회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한 행사로 개최돼 그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장애인들이 IT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내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장애인의 권리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청소년 글로벌IT챌린지는 지난 2011년 베트남 하노이 대회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인천세계장애인대회의 기념행사로 진행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와 공동으로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바 있다.
sr52@fnnews.com 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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