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소가 불안정해지면서 활성산소로 전환될 때 나타나는 중간체(철(Ⅲ)-슈퍼옥소)의 결정구조가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몸 안에서의 산소활성화 과정을 모방한 친환경 화합물 처리기술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남원우 교수와 홍승우 박사는 16일 미국 스탠포드대 솔로몬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체내 산소가 활성화될 때 100만분의 1초 정도 존재했다 사라지는 중간체 철(III)-수퍼옥소 종의 결정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슈퍼옥소는 산소(O₂)에 전자 하나가 결합된 반응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다. 생체 내 대부분의 활성산소 종이 생성될 때 그 출발이 되는 물질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세포가 가지고 있는 철을 함유한 산소화 효소를 모방해 인공효소를 합성했다. 산소화 효소는 산소를 활성화시켜 얻은 여러 중간체로, 산소 운반 및 각종 물질대사 반응에 참여하는 생체단백질이다.
이후 합성한 인공효소를 이용해 저온에서 안정적인 철(III)-슈퍼옥소를 만들어 그 단결정을 얻는 데 성공했다.
단결정 분석결과 철(III)-슈퍼옥소는 두 개의 산소원자가 철을 중심으로 T자형으로 결합됐음을 규명, 전자를 이용한 화합물 결합 및 분리에 용이하다는 점도 알아냈다. 철(Ⅲ)-슈퍼옥소는 체내 반응에서처럼 가지고 있던 산소 분자를 망간(Mn) 화합물에 전달했다.
이같이 산소 활성화 과정에서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철(III)-수퍼옥소의 구조를 포착함으로써 향후 공기 중에 있는 풍부한 산소를 이용한 친환경 화학공정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례로 공기 중의 산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촉매 개발 등 다양한 화학반응 공정에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남원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발전시켜 산소 분자 활성화 반응의 역반응인 산소-산소 결합 반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친환경 대체 에너지나 촉매의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16일자에 게재됐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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