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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뮤지컬 '올슉업' 유치하지만, 사랑은 그런거니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7 16:20

수정 2014.12.17 16:33

뮤지컬 '올슉업'의 한 장면. (사진=로네뜨 제공)
뮤지컬 '올슉업'의 한 장면. (사진=로네뜨 제공)

교도소에 수감됐던 자유로운 영혼 엘비스가 석방되면서 '재일하우스 록(Jailhouse Rock)'으로 한껏 분위기를 달군다. 이 자유로운 영혼이 오토바이를 몰고 당도한 곳은 어느 작은 시골 마을. 정숙법령으로 인해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추는 것이 금지된 이 마을에 골반을 튕기며 로큰롤을 외치는 엘비스는 그야말로 이단아다. 하지만 마을 여자들은 그의 몸짓과 눈빛에 쓰러지고 그를 중심으로 사랑의 실이 얽히고 �히기 시작한다.

뮤지컬 '올슉업'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주옥같은 히트곡 24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국내에서 2007년 초연돼 2009년까지 공연됐으며 5년 만에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다시 섰다.

돌아온 '올슉업'은 여전히 신나고 에너지가 넘친다.
열정적인 엘비스가 시골 마을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그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억눌렸던 '흥'을 터뜨리고 너도나도 사랑의 감정을 분출하게 되기 때문.

'올슉업'의 복잡한 러브라인을 살펴보면 우선 자동차 정비공 나탈리의 앨비스에 대한 사랑이 있다. 앨비스에게 첫 눈에 반한 나탈리는 그와 함께 지루한 일상을 떠나 넓은 세계로 나가고 싶은 꿈을 꾼다. 하지만 앨비스는 나탈리에게 관심이 없고 섹시한 박물관 큐레이터 산드라를 좇아 다닌다. 나탈리를 흠모해온 데니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엘비스와 가까워지기 위해 나탈리는 남장을 결심한다. 그런데 웬걸, 산드라는 남장한 나탈리에게 빠져든다. 설상가상으로 나탈리의 아빠 짐도 산드라에게 반한다. 짐을 지켜보던 실비아는 질투를 느끼고 실비아의 딸 로레인은 시장의 아들 딘과 연애를 선언한다.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상대에게 첫눈에 반한다. '원 나잇 위드 유(One Night With You)'의 도입부인 "딱 한 번만 그대와 지새는 밤~" 부분을 부르는 모습은 너무 애절해서 웃기다.

뮤지컬 '올슉업'에서 엘비스 역할을 맡은 손호영. (사진=로네뜨 제공)
뮤지컬 '올슉업'에서 엘비스 역할을 맡은 손호영. (사진=로네뜨 제공)

시종일관 "때론 좀 덜 정숙한 게 건강에도 좋아"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라고 외치는 이 뮤지컬의 결말은 뻔하다. 모두가 행복해진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러브라인의 주인공들은 너도 나도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작대기 긋기에 실패한 자들은 그들끼리 또다시 사랑에 빠진다. 참으로 용기와 희망을 주는 대목이다. 다소 유치하고 비현실적인 전개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사랑은 원래 유치한 것'이라고들 하지 않나. 과장된 몸짓과 느끼한 멘트들도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다.


특히 아이돌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올슉업'은 특별한 연말 선물이다. god의 손호영, 제국의 아이들 동준, B1A4의 산들, 블락비의 유권이 엘비스로 캐스팅돼 골라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09년에 이어 다시 엘비스로 무대에 선 손호영은 정확한 가사 전달력은 아쉽지만 안정된 노래와 한층 더 능청스러워진 연기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공연은 내년 2월 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5만5000~11만원. 1566-1823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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