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경영을 통해 과거 (한국SC은행의) 위상을 되찾을 것입니다."
박종복 신임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장(59.사진)은 2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시장에서의 영업경험을 살려 현지화 전략을 펼치겠다"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박 신임 행장은 "영국 본사에서도 지난 10년 간 한국에서 경영하면서 현지 출신의 행장의 필요성을 당연히 느꼈을 것"이라며 2005년 설립된 한국SC은행 최초의 한국인 행장으로써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SC은행은 이날 임시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박 신임 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박 신임 행장은 조만간 열리는 한국SC금융지주 이사회 승인을 통해 지주사 회장도 겸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최근 한국 시장에서 수익성 악화를 면치못하고 있는 한국SC은행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고 있다. 박 신임 행장 역시 "본사에서 행장과 지주사 회장까지 한국인에게 기회를 준 것은 현지화를 더 잘 할 수 있단 생각 때문"이라면서 "한국 시장을 더 중요하게 보고 앞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장으로서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수익성 개선으로 꼽았다.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지난분기에는 4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신임 행장은 "초저금리시대에서 수익성 강화가 최우선"이라며 "모든 은행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누가 빠르게 성장 모멘텀을 찾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내세웠다. 박 신임 행장은 "직원들과 문화, 언어, 생김새까지 같다보니 훨씬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직원은 물론 고객들과도 열린 소통을 통해 빨리 문제점과 해결책을 만들어 성장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한국SC은행의 추가 구조조정에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한국SC은행은 실적 개선을 방안으로 올해 최대 50개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조조정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한국SC금융지주도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매각하고 이후 은행에 합병하는 조직개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SC은행이 소매금융을 점차적으로 축소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그는 "전국에 영업권을 가진 은행으로써 소매와 기업영업을 똑같이 중요하게 가져가야 한다"며 "두 부문 모두 성장전략을 가지고 갈 것"이란 계획을 제시했다.
박 내정자의 공식 취임일은 내달 8일이다. 박 신임 행장은 청주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 20여 년간 영업점을 두루 경험한 '영업통'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프라이빗뱅킹(PB)사업부장, 영업본부장, 소매채널사업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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