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느때보다 강한 힙합열풍이 몰아쳤다. 지난 해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 머니2’의 스윙스, 소울다이브, 딘딘, 매드클라운등이 화제로 떠오르면서 힙합의 인기는 올해까지 이어져 2014년도 힙합은 말 그대로 대세였다.
◇ ‘쇼미더머니’로 힙합가수들의 대중화 선언
과거에는 힙합 음악이라고 하면 흑인들이 하는 강하고 낯선 비주류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젠 대중들이 힙합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언더가수로 불리던 힙합인들이 최근 팬클럽이 생기고 신곡이 나온 후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면서 음원차트 상위권을 힙합곡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며 신기할것도 없는 일이 됐다. 그만큼 힙합은 이제 대중들에게 친숙한 매력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대한민국 단 하나의 래퍼 서바이벌’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에는 이미 언더 쪽에서는 유명한 경력있는 래퍼부터 이제 막 힙합을 시작한 새내기 래퍼까지 국적과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실력있는 래퍼들이 모두 출전했다.
이번 ‘쇼미더머니3’를 통해 2014년에는 바비, 비아이, 아이언, 기리보이, 바스코, 씨잼등 걸출한 래퍼들이 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 2004년에 데뷔했지만 대중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바스코는 ‘쇼미더머니’ 첫 출연 당시부터 심사위원들의 기대와 극찬을 한 몸에 받으며 엄청난 랩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재조명 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참여자 아이언도 리쌍의 ‘독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표호하는 듯한 랩으로 관객을 사로잡아 한동안 각종 음원차트를 점령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바비라고 할 수 있겠다. 바비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다. 첫 출연 당시 바비는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점차 일취월장 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결고리’, ‘가드올리고 바운스’ 등의 곡을 히트시키며 ‘쇼미더머니’ 최종 우승까지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후 바비는 같은 소속사 하이수현의 랩 피쳐링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 심사위원이었던 마스터 우의 6년만의 신곡 ‘이리와봐’, 에픽하이의 ‘본헤이터’ 등 데뷔전부터 수많은 피처링에 참여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화제에 오른 것은 바로 ‘쇼미더머니’ 심사위원들. 이미 어느정도 대중성을 가진 에픽하이와 지난해 ‘아는 사람 얘기’라는 곡으로 유명세를 탄 산이와 함께 도끼, 더콰이엇, 스윙스, 마스터우, 양동근은 참가자들을 적나라한 말로 평가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이들의 노래까지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며 알려졌다. 이에 어느덧 힙합은 낯설고 다가가기 힘든 음악이 아닌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성을 겸비했다.
◇ 원조 힙합 가수들의 화려한 귀환
올 한해 힙합이 음악장르에서 강세로 떠오르면서 원조 힙합가수들의 복귀도 눈에 띄었다. 특히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MC몽의 복귀. 과거 병역 회피 혐의로 방송활동을 중단한 MC몽은 지난해 11월 열린 최종 선고공판 항소심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선고받고 자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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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에픽하이 (사진=드림티엔터테인먼트, 스타엔DB) |
하지만 슬슬 가요계 복귀설이 불거졌고 MC몽은 소속사 웰메이드예당과 전속계약을 마치며 지난 11월3일 정규 6집 앨범 ‘Miss me or Diss me’를 발매했다. 발매전부터 말이 많았던 MC몽의 앨범은 앞서 부정적이었던 사람들의 시선과는 다르게 발매 직후부터 각종 온라인 차트를 점령했다. 특히 앨범의 대부분의 곡이 음원사이트 상위원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케 했다.
또한 지난 10월 컴백한 에픽하이는 8집 앨범 ‘신발장’의 타이틀곡 ‘헤픈엔딩’으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앨범 전곡이 일주일이 넘는 기간동안 상위권을 차지하는 상당히 이례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에픽하이는 앨범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5년만에 개최한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치는 등 힙합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변화된 시선을 보여줬다.
◇ 힙합에 더해진 여성 보컬들의 환상 콜라보
2014년에는 힙합가수들과 여성보컬들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활발히 이뤄졌다. 다이나믹 듀오는 박정현과 함께 남녀가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듯한 곡 구성으로 달달한 케미가 담긴 ‘싱숭생숭’을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개코는 솔로 앨범을 내며 ‘화장 지웠어’라는 곡에 핫펠트의 멤버 예은을 직접 캐스팅해 함께 작업했다.
또한 매드클라운은 앞서 정기고과 ‘썸’을 불러 큰 인기를 끈 바 있는 씨스타의 멤버 소유와 ‘착해빠졌어’를 부르며 주목 받았다. 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3’로 큰 주목을 받은 기리보이는 NS윤지와 ‘설렘주의’라는 곡을 선보였고, 두명의 실력파 가수 개리와 정인은 ‘사람냄새’라는 곡으로 입을 맞춰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산이-레이나 ‘한여름밤의 꿀’ 등의 콜라보레이션 곡 역시 많은 인기를 얻었다.
◇ 무서운 기세, 실력파 힙합아이돌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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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태양-블락비-조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스타엔DB) |
힙합의 뜨거운 인기에 아이돌들도 가세했다. 과거 아이돌들의 무대에서 힙합은 노래중간에 몇초의 랩이 등장하는 등의 모습으로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지만 이제는 앨범 전체를 힙합으로 채우는 힙합 아이돌이 등장한 것.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14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YG 힙합 프로젝트(YG HIPHOP PROJECT)’ 포스터를 공개하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인공은 빅뱅 지드래곤과 태양의 유닛.
지디 태양은 지난달 21일 ‘굿보이(GOOD BOY)’ 공개 직후 국내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올킬을 기록했으며 음원과 함께 ‘굿보이’ 뮤직비디오도 공개 십여일만에 1005만 7002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1000만뷰를 돌파하며 YG 힙합 프로젝트의 놀라운 파급력을 과시했다.
또한 지난 10월30일 발매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슈퍼주니어M의 멤버인 조미의 첫 솔로앨범 타이틀곡 ‘Rewind’에는 그룹 엑소의 멤버 찬열이 피처링에 참여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힙합 아이돌그룹이라는 타이틀로 활동을 나선 블락비는 지난 3일 개최된 ‘2014 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그룹 방탄소년단과 함께 마치 랩과 댄스 대결을 펼치는 듯한 구도로 무대를 펼쳐 화제를 이끌었다.
특히 이날 멤버 지코는 가수 서태지와 ‘컴백홈’ 콜라보 무대에 올라 전보다 한층더 성장한 랩 실력을 과시했다. 지코는 데뷔 전부터 언더그라운드 힙합에서 활동하며 갈고 닦아온 랩 실력으로 주목을 받아온 바 있으며 지난달 5일 첫 솔로 음원 ‘터프쿠키’를 공개하면서 다시 한번 뛰어난 실력을 입증받았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ngh@starnnews.com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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