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를 끝으로 감사계약이 만료되는 주요 기업은 LG전자·LG이노텍·LG하우시스 등 LG그룹 계열사와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등이다. 이밖에 우리은행, SK텔레콤, 롯데쇼핑, 현대상선, KT&G, OCI, 한진해운, 아모레퍼시픽, 현대증권 등 총 28개사가 올해 새롭게 감사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감사인 6년 의무교체 제도가 폐지되면서 대부분 기업은 회계법인과 3년 주기로 감사계약을 체결한다. 현행법은 외부감사 계약이 만료된 기업들은 사업연도가 종료된 후 4개월 이내에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3월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12월 결산법인은 한 달 가량 앞선 2월께 외부감사인을 선임한다.
매년 연초 회계법인들의 신규고객 유치전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일·안진·삼정·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은 기존 고객을 지키는 한편 타 법인의 외부감사 계약 만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부감사 보수는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지만 회계법인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감사업무를 제대로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순 없기 때문이다.
지켜야 하는 고객이 가장 많은 회계법인은 삼일회계법인이다. 삼일과 외부감사 계약이 만료되는 기업은 LG전자, 한국투자금융그룹, 현대상선, KT&G, LG이노텍, 한국가스공사, STX중공업, LG하우시스, STX엔진, 아모레퍼시픽, 유안타증권 등 11곳으로 한국투자금융그룹을 제외한 지난해 감사보수만 57억6500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특히 LG전자는 감사보수 20억1600만원의 대어로 꼽힌다.
삼정회계법인 역시 만만찮다. SK텔레콤, 기아자동차, 네이버, 롯데쇼핑, 현대모비스, 두산건설, 현대제철, STX, LIG손해보험, 한진해운 등 총 10개 고객사와의 61억25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SK텔레콤과 기아자동차의 감사보수는 각각 12억8000만원, 10억20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감사보수를 지급하는 고객이다. 이들은 2011년까지 안진회계법인의 고객이었지만 2012년부터 삼정과 감사계약을 맺었다.
안진회계법인이 지켜야 할 고객은 우리은행, 현대증권, OCI, 삼성증권 등으로 11억700만원 수준이다. 한영회계법인은 하나금융지주, 현대글로비스, 금호타이어 등으로 6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빼앗길 고객보다 빼앗을 수 있는 고객이 더욱 많은 셈이다. 특히 한영회계법인은 연초 GS건설·LG생활건강·롯데케미칼·코웨이 등의 신규고객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외부감사인 지정제도를 확대하면서 동일업종(운송업) 내 부채비율이 높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을 전망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외부감사인은 안진회계법인,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은 삼일회계법인이 맡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난 STX도 외부감사인 지정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STX의 기존 외부감사인은 삼정회계법인이지만 2014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조치 결과가 올해 6월 이전 발표되면 2015회계연도부터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지만, 상반기를 넘기면 2016회계연도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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