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경찰대원으로 복무하던 중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해 고환 위축 진단을 받았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부(이종석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며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1991년 현역병으로 입영한 A씨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전투경찰대원으로 복무하기 시작했다. 1992년 5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시위대가 광화문 쪽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 임무를 수행하던 A씨는 넘어진 상태에서 시위대가 내리친 쇠파이프에 좌측 고환을 가격당했다.
고환파열 등으로 경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전씨는 이후 통증 치료 등을 받다가 퇴원, 1993년 10월 복무기간 만료로 전역했다. 하지만 2012년 6월 A씨는 경찰병원에서 좌측 고환이 위축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보훈청에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고환 위축 증상이 군 직무수행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고환 위축 증상과 직무수행상 인과관계를 인정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전씨가 전경으로 공무를 수행하던 중 고환 파열 등의 부상을 입어 그 후유증으로 고환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문의 감정 결과 가격에 의한 고환 손상으로 고환 위축과 같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공무 수행 중 부상으로 발병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고환 위축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상이 등급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보훈처에서 추가로 심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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