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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등 신의료기술기기 올해 빛 본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19 09:47

수정 2015.01.19 09:47

줄기세포 등 신의료기술기기 올해 빛 본다

그동안 줄기세포 추출·농축 의료기기인 '스마트프렙2-비맥2'처럼 줄기세포 분리 기기 허가를 받고도 건강보험 급여절차에 발목이 잡혀 시판되기 어려웠던 의료기기들이 올해 빛을 보게 됐다. 올해부터 임상시험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은 줄기세포 등에 사용되는 신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아도 환자치료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그동안 신의료기기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기술평가(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제성평가(90일)을 거쳐야 했다. 이 때문에 개발업체는 시장진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줄기세포 추출·농축 의료기기 업체인 미라의 '스마트프렙2-비맥2'도 줄기세포 분리 기기를 허가받고도 건강보험 급여절차에 발목이 잡혀 빛을 보지 못한 경우다.

스마트프렙2는 환자의 골수(엉덩이뼈)에서 줄기세포를 고밀도로 추출하는 기기로 골수천자액 60cc으로부터 10cc로 분리·농축하면 7억2000만개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사람의 골수 안에는 10cc당 5억6000만개의 줄기세포가 들어 있지만 이를 주사기로 뽑은 천자액에선 10cc당 1억9000만개로 농도가 감소해 줄기세포 전용 추출·원심분리·농축기기을 활용해야 한다. 줄기세포 농도가 높아야 새로운 세포로의 분화·생착·재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료진이 개발한 이 기기는 배양 과정 없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세계 32개국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스마트프렙2는 지난 2013년 12월에 연골재생, 골유합, 무릎관절염 개선으로 적응증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1월 중증하지허혈(폐색성 말초동맥, 당뇨병성 족부궤양), 급성심근경색(관상동맥성형술, 관상동맥우회술)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적응증을 추가했다.

손상된 연골이나 연부결합조직 등에는 줄기세포 농축액 10㏄를, 심장허혈증상에는 20㏄를, 중증 하지허혈에는 40㏄를 주입하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신의료기술평가의 조건부 비급여 조건인 '15~50세 연령제한, 연골손상 범위 2~10㎝' 때문에 치료법을 확산시키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미라 신현순 대표는 "스마트프렙2는 시판용 임상시험에서 적응증을 받았는데도 신의료기술 평가 때문에 의사들이 극히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신의료기기를 사용했다"며 "하지만 올해부터 의료기기를 활용한 치료효과는 의사가 기기를 다루는 테크닉과 시술 노하우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의사 재량에 따라 신의료기기를 적용하면 치료효과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관절염, 골손상, 인대 및 힘줄손상, 심근경색, 하지허혈 등에 줄기세포치료를 적용하면 수술과 장기입원으로 인한 막대한 의료비 상승, 수술에 따른 통증과 출혈,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줄기세포치료제 중 골수 추출 줄기세포는 지방·제대혈·혈액 추출 줄기세포보다 우월한 세포재생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조용필 교수는 "골수 유래 줄기세포는 CD31 줄기세포주를 많이 포함해 하지허혈증에서 우수한 혈관재생능력 및 치료결과를 보였다"며 "스마트 줄기세포는 배양을 하지 않고 환자의 자기세포를 직접 사용하므로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신의료기술 평가 결과 스마트 줄기세포를 이용한 하지허혈증 대상 골수줄기세포이식술은 치료군의 사망률이 비교군보다 낮고, 시술 관련 주요한 합병증 및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 기존 치료에 실패하거나 불가능한 환자에서 허혈성 궤양이 호전되고, 족부절단률이 감소하며, 통증없이 걷는 거리 및 시간이 증가하는 등 임상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스마트프렙2로 10여명의 골관절염 환자를 치료한 KS병원 김석준 원장은 "스마트 줄기세포 치료는 연골과 뼈 뿐만 아니라 인대, 힘줄의 손상에도 재생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어깨 회전근개파열 등으로 적응증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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