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발 통화전쟁.. 숨가쁜 금융시장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1 17:30

수정 2015.01.21 17:30

ECB 추가 양적완화 임박
5천억유로 국채매입 전망, 스페인·伊 채권 수요 급증
"통화가치 떨어뜨리자" 비유로존 속속 금리 인하

유럽발 통화전쟁.. 숨가쁜 금융시장

'통화전쟁'이 다시 불붙었다. 이번엔 유럽발이다. 국채를 사들여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겠다는 유로존의 '돈풀기(양적완화·QE)'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다. 독일의 반대가 여전하지만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주도하는 최소 5000억유로(약 627조원) 국채매입 정책 시행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환시장' 등 시장은 동요하고 있다. QE는 유로 가치의 인위적 절하를 의미하기 때문에 국채 등 안전자산, 안정된 통화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불확실성과 통제 불능의 리스크를 안은 채 ECB는 QE라는 피할 수 없는 선택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ECB의 QE가 임박하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날 스페인은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230억유로(약 29조원)어치의 주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4%에 육박했던 금리는 이날 사상 최저치인 1.66%로 떨어졌다.

유로처럼 통화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 전쟁도 시작됐다. 유로존 QE가 임박하자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터키 등 비유로존 국가들은 기준금리를 잇따라 내렸다. 덴마크는 마이너스(-)0.2%로, 터키는 7.7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는 1.15달러로 2003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ECB는 유로존 회원국 중앙은행이 자국의 국채를 국가부채 총액의 20∼25% 선에서 매입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 유력하다. 유로존 최대 지분국인 독일의 반대를 고려한 절충안이다. ECB의 직접매입보다 QE 효과는 줄어들지만 리스크가 국경을 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어서다. QE 규모는 최소 50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돈풀기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역풍 때문이다.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개발평가위원회 의장은 "'QE 전쟁'이 세계 금융시스템을 통제 불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존의 은행 대출 의존도가 80%가량으로 높고 이미 금리도 상당히 떨어진 상황에 오히려 '자산거품'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막달레나 앤더손 스웨덴 재무장관은 "스위스의 페그제 폐지 등으로 촉발된 외환시장의 동요는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더 출렁일 것이고, 스웨덴 통화도 얼마나 흔들릴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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