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김모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지급거부 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대법2부는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증이 악화돼 정상적인 인식이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라고 판결했다.
D사의 공장장으로 근무한 김씨는 회사가 인수합병 되는 과정에서 신제품 개발과 매출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질책을 받는 등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특히 숨지기 몇 달 전에는 외부의 업무실사가 진행되는데다 중국 공장지원 업무까지 겹치며 극심한 인력부족에 시달리게 됐고, 함께 일하던 동료까지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자 자살하는 꿈을 꾸는 등 우울증 증세까지 보였다.
결국 김씨는 휴일날 혼자 공장에 출근한 뒤 대표이사와 직원, 가족들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긴 채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재판과정에서 김씨의 유족들은 회사 측이 과도한 업무상 압박을 가했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 생겨 자살하게 된 만큼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심 재판부는 "매출부진으로 질책을 받는 것은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과거 우울증을 앓은 전력이 없었고, 평소 고인의 성격으로 볼 때 업무 외 다른 요인으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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