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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싸매고 임대주택 입주 공부? 전세난 '천태만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03 16:04

수정 2015.02.03 16:04

#. 김모씨(36)는 아직 전세계약 만기일이 6개월이나 남았는데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6000만원 올려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조만간 부동산 재테크 카페에서 개최하는 '임대주택 청약길잡이 세미나'에 참석할 계획이다. 카페 임원진이 직접 장기전세주택과 국민임대주택 등에 대한 청약방법과 당첨전략 등을 설명하는 강의다. 김씨는 "전셋값이 오르자 집주인의 '갑질'이 더욱 심해져 마음 편히 살고 싶다"며 "공부를 열심히 해 올해는 꼭 장기전세주택 청약에 당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친 전셋값에 장기전세 등 '열공'

지난해 보다 더 극심한 전세대란이 예상되는 올해 공공임대주택이나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바라는 예비청약자들을 중심으로 '열공 바람'이 불고 있다.
수천만원씩 뛰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공공주택에 청약해보지만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기 때문. 특히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종 강의가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1.06% 올랐다. 최근 10년간 1월 전셋값 변동률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만성적인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셋값 오름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의 전셋값은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3억4047만원으로, 2년 전 보다는 6109만원 더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매전환으로 돌아서는 가구도 늘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는 경우 국민임대주택이나 장기전세주택, 공공분양주택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약 자격과 가점을 매기는 기준 등이 까다롭다 보니 재테크 카페에서 여는 세미나나 강의에 참석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회원이 9만8000여명에 달하는 S카페나 7만7000여명인 H카페의 경우 주기적으로 청약세미나를 열고 있다. 한 카페는 "내집마련도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며 "공공주택과 민영주택, 분양과 임대주택의 모든 것을 한큐에 해결할 수 있다"고 강의를 홍보하고 있다. 대부분 수강료는 1인 3만원, 2인 5만원 선이다. H카페의 경우 수강인원이 각 과정 40명이지만 늘 빨리 선착순 마감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강의 '인기'

강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실제 한 참석자는 참석후기를 통해 "매번 헷갈리고 감이 오지 않던 부분들을 강의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됐다"며 "가점을 올리고 꾸준한 공부, 꾸준한 청약만이 당첨으로 가는 최선의 길"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공공주택 입주를 위해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면서도 "입주 자격이 워낙 까다롭고 자주 변해 공부하지 않으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위해 공부한다는 것은 집을 보는 세태의 관점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과거에는 집을 소유나 투자의 대상으로 봤다면 이제는 하나의 주거수단으로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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