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가 필요하다.
서울대 홍성욱 교수는 3일 "지난 30년 동안 노벨상을 수상한 많은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는 그 연구가 시작될 당시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면서 "노벨상은 '목표'가 아니라 연구의 폭과 깊이가 넓어지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문화가 확대될 때 생기는 '부산물'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학적 발견의 유형에는 '패러다임의 명료화 및 확장과 관련된 연구'와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가 있다.
패러다임의 명료화 및 확장과 관련된 연구란 기존 이론과 실험의 간극을 좁히는 연구를 말한다. 기존의 이론적 예측을 실험으로 검증하고 한 패러다임의 방법론을 유사한 문제에 적용하는 것이다.
반면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란 이론적·개념적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연구(새로운 이론의 창안), 실험적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연구(새로운 현상의 창조, 새로운 실험방법 고안), 기구적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연구(새로운 측정방법, 새로운 측정도구 고안)를 의미한다.
지난 30년간 노벨상을 가져온 연구는 대부분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라는 것이다.
실제 노벨상을 받은 연구 중에는 과학 분야에서 격렬한 반발에 부딪쳤던 연구도 있다. 셰흐트만은 1980년대에 준결정을 발견했다고 공표했지만 준결정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과학계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 때문에 그는 연구그룹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셰흐트만은 2011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홍 교수는 "현재 중요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만으로 노벨상을 기대할 수 없다"며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에 해당하는 고위험·고보상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여러 정책적 수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를 하려면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연구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과학자 공동체 내에서 자유로운 정보의 소통과 공유가 가능한 유연한 연구지원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젊은 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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