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추가 동공 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공사장 주변 전체의 보도와 1개 차로(450m)를 대상으로 지하투시레이더(GPR) 장비를 동원해 점검했다. 탐사 결과 공사장을 둘러싼 5곳에서 지반층이 느슨하거나 균일하지 않은 상태인 '지반 불균질 신호'가 발견됐다.
시는 이번에 발생한 동공과 지반불균질의 원인은 인근 공사현장에서 터파기를 진행하며 지하수와 함께 토사가 유출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번에 발견된 5곳 모두 한국지반공학회가 약 2주간 보링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시가 보유한 GPR 장비는 유효심도가 지표면에서 1.5m, 최대심도가 2.5m까지만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지하 1.5m 아래부터 터파기가 진행된 지하 10~12m 사이에 동공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추가조사가 불가피하다. 시는 조사 과정에서 지표면 1.5m 아래에 추가 동공이 발견돼면 틈새에 시멘트 풀을 메워넣는 그라우팅 등 안전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하 10m 이상 깊이에서 흙이 지하수를 따라 흙막이를 넘어 터파기(10~12m 깊이)가 진행되는 공사 현장으로 흘러들어가 동공이 발생하고 이 동공이 위 지반의 흙으로 메워지며 순차적으로 지표면으로 상승해 이번 도로함몰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하수관로 노후 및 파손 가능성에 대해서는 "2012년 환경정비사업조합에서 시공한 것으로, 아직은 하수관로가 노후한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는다"며 "다만 파손 및 결함 여부는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동공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용산구가 한국지반공학회에 의뢰해 정확한 정밀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교통통제 중인 보도와 차도는 통제를 유지할 예정이며 공사중단이나 도로통제 해제 등은 조사 결과 추이를 보며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이택근 서울시 도로관리과장은 "이번에 발견된 5곳은 주변과 비교해 지반이 느슨한 상태로 지표면 아래 1.5m까지 추가 동공은 발견되지 않았다. 추가조치는 필요하지만 당장 시민이 지나기에는 위험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추가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인 규명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등 시민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용산구 용산푸르지오 써밋 공사장 옆 인도에서 가로.세로 1.2m 크기의 보도블록이 3m가량 함몰되며 시민 2명이 빠져 다치는 사고가 났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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