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국내연구진, 나노섬유로 생체막 모사... 동물실험 대체 실마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10 09:56

수정 2015.03.10 09:56

강한 전기장 속에서 나노섬유를 바늘 끝에서 공기 중으로 뽑아내고 이를 강한 전기적 인력으로 전해질 용액 위에 쌓는, 새로운 전기방사법으로 만든 나노섬유 막(멤브레인). 전해질 용액의 물과 같이 쉽게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복잡한 3차원 곡면 위에도 나노 섬유 투과막을 제작할 수 있다.
강한 전기장 속에서 나노섬유를 바늘 끝에서 공기 중으로 뽑아내고 이를 강한 전기적 인력으로 전해질 용액 위에 쌓는, 새로운 전기방사법으로 만든 나노섬유 막(멤브레인). 전해질 용액의 물과 같이 쉽게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복잡한 3차원 곡면 위에도 나노 섬유 투과막을 제작할 수 있다.

오는 11일,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 금지' 법안 발의가 예정된 가운데, 이에 앞서 국내연구진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포스텍)은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팀은 생체 내 구조를 모사한 3차원 곡면 위의 나노섬유 막을 칩 위에 만드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동물실험의 참혹한 장면들이 동물보호단체 등을 통해 공개되며 동물실험에 대한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다. 특히 학계에서도 살아있는 동물의 사용을 가급적 피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려 하지만 뚜렷한 대안 역시 없는 상태로 약물 개발을 위한 동물·임상실험은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학계에서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인체 내 기관을 모사한 바이오칩이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으나 인체는 기계보다 훨씬 더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수준이다.


특히 폐, 신장, 피부 등에 있는 기저막의 경우 나노섬유가 복잡하게 얽힌 투과막으로 되어 있어 기존의 나노기술로 모사해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생체기관은 평면이 아니라 3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생체와 비슷한 효과를 가진 바이오칩 개발을 위해서는 3차원 곡면 위에 나노섬유 막을 만들 수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기방사법을 이용, 아주 간단한 공정을 통해 생체 적합 고분자로 나노섬유 투과막을 만들었다.

전기방사법은 정전기를 이용해 고분자를 순간적으로 섬유형태로 방사하는 제작방식으로, 전해질 용액을 접지전극으로 이용, 이 전해질 용액에 나노섬유가 쌓이도록 하는 것이다. 전해질 용액이 가지는 특성 때문에 평면 뿐 아니라, 우리 몸 속 기저막과 같이 복잡한 형태를 가진 3차원 구조의 막도 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게 설명이다.


또한 공정조건만 변화시키면 두께나 투과성도 조절할 수 있어 맞춤형 투과막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나노입자 필터나 센서, 촉매와 배터리 등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은 나노섬유 투과막을 3차원 곡면 위에 복잡한 공정 없이 간단하게 구현하는 한편, 그 형태도 3차원으로 끌어올린 원천기술"이라며 "학계로부터 '의생명 및 산업용 장치 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연구 성과는 재료과학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의 속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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