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그리스 정부는 사회보장기금에 수억유로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가 이 지경까지 간 것은 지난 1월분 조세 수입이 예상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 고위 인사에 따르면, 임금 및 연금 체불을 면하기 위해선 이달 말까지 15억유로(약 1조8120억원)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오는 2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2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그래서 그리스 사회보장기금 및 기타 국영단체가 현재 보유한 20억유로 규모의 현금을 그리스 중앙은행의 공동기금으로 넘겨서 '급한 불(연금 및 공무원 월급 지급)'을 끄자는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일반은행보다 금리를 배 이상 올려주고 투자기회도 제공하겠다는 유인책도 내놓았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현재 80억유로 이상의 국영기관 자금을 운용 중이다.
하지만 사회보장기금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은행에 예치해둔 기금을 정부측에 이전한 전례가 없는데다 더 높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업수당관리기금(OAED)은 지난주 열린 이사회에서 1억3000만유로의 현금을 이전하라는 정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테오도로스 암바츠로글루 OAED 이사장은 "위험이 너무 크다. 이사회가 형사처벌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스 정부는 사회보장기금들이 계속 거부할 땐 정부기관이 현금을 15일 이상 일반은행에 예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관련법을 들어 중앙은행에 현금을 예치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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