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들어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쉽게 짜증을 낸다. 그는 밀려오는 우울감과 무기력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힘들어했다. 여기에 성욕의 감소와 발기력 저하를 보여 배우자와의 잠자리를 회피하는 일이 늘어났다.
국립교통재활병원 비뇨기과 김재식 교수는 12일 "김씨처럼 평소와 달리 사소한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고 우울증과 무기력증, 성적 욕구가 감소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남성년기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성적 욕구는 노인에게서도 충분히 발휘된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의 약 70%는 여전이 성적 욕구가 강하며 실제로 성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사실상 성적인 욕구나 성생활에는 건강만 보장된다면 정년이 없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인 욕구가 감소하거나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 두려움, 자신감이 결여 됐다고 느낀다면 남성갱년기 장애를 의심해 봐야하며, 창피하다고 치부하기보다는 비뇨기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성 갱년기 증후군은 주로 4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에 걸쳐 나타나며 중년남성 10명 중 3명이 갱년기 증상을 호소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분비가 감소하면서 여성의 폐경과 유사한 증상을 경험한다.
실제로 남성은 여성과 같은 폐경은 없지만, 중년 이후부터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서서히 감소해 70대는 30대의 2분의 1, 80대는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다.
일반적인 신체적 증상으로는 손상 및 질병으로부터 회복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며, 신체활동이 저하되고 복부비만과 함께 체중의 증가한다. 더불어 식욕저하, 무기력증, 불면 증세가 나타나며, 탈모나, 골다공증, 근력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리적으로는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성적인 문제가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성적 욕구의 감소, 성 행위에 대한 불안감 및 두려움, 성 행위 도중의 발기 문제, 성기능에 대한 자신감 결여 등이 나타난다.
남성 갱년기는 여성과 달리 폐경과 같은 신체적 특징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정상적인 건강한 남성의 경우 호르몬 수치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혈액 검사 결과 테스토스테론 3.5 ng/ml 미만을 남성 갱년기로 진단하며 하루 중 호르몬 변화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오전 7시~11시 사이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남성 갱년기로 확진을 받은 경우 부족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경구제제를 복용하거나 주사제, 경피 흡수제 등을 호르몬을 보충할 수 있다.
하지만 남성갱년기의 치료 시 주의할 점은 이미 전립선암이 있는 환자나 심한 심폐기능 부전증 환자, 심한 무호흡 수면장애등의 환자는 남성 갱년기 치료를 할 수 없다.
■남성갱년기 자가진단 설문지
1. 성적 흥미가 감소했습니까
2. 기력이 몹시 떨어졌습니까
3. 근력 및 지구력이 떨어졌습니까
4. 키가 다소 줄었습니까
5. 삶의 즐거움을 잃었습니까
6. 슬프거나 불안감이 많이 납니까
7. 발기력이 감소했습니까
8. 운동할 때 민첩성이 떨어졌습니까
9. 저녁식사 후 졸음이 잦습니까
10. 업무능력이 떨어졌습니까
1번 또는 7번 항목에 해당되거나 그 이외에 다른 3개 항목이 동시에 해당될 경우 남성갱년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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