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사회보장기금 최대 53조원 지방채 투입 '계란으로 바위치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02 15:16

수정 2015.04.02 15:16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 당국이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보장기금의 지방정부채권(지방채)에 대한 투자범위를 20%로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사회보장기금을 통해 최대 3000억위안(약 53조원)이 지방채 및 회사채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사회보장기금의 투자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고시키고 가치 증대를 위해 투자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우선 지방채와 회사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기존 10%에서 20%까지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회보장기금이사회에서 관리하는 기금자산 총액이 1조5289조6000만 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3000억위안까지 지원할 수 있게됐다.

현재 중국 사회보장기금은 양로보험기금을 비롯 의료보험기금, 실업보험기금, 상해보험기금, 출생·육아보험기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무원은 인구고령화 등에 따른 양로보험기금 고갈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지방채 등에 대한 투자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재정부에 보고된 지난 2003년 기준 지방정부 부채 규모는 총 17조9000억위안에 이르고 지난해 최대 23조위안(약 4088조원)까지 늘어났다고 월스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줄 역할을 해오던 부동산 토지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활성화를 위한 인트라건설 프로젝트로 지방정부의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까지 나오자 부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앞서 1조위안(약 177조원) 규모의 지방채 차환(기존에 발행된 채권을 새로 발행된 채권으로 상환)을 승인한데 이어 외국기업에 대한 우대혜택까지 줄이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지방정부 일반채권 발행관리 방안'을 통해서 사회보장기금을 비롯 주택기금, 기업연금, 직업연금, 보험회사 등의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에게 채권 투자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사회보장기금을 시작으로 나머지 기관 투자자들의 지방채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회보장기금의 주식 투자 범위도 기존 중앙관리기업의 개혁 프로젝트에서 중앙기업과 자회사, 우수 민영기업을 포함한 각 지방정부의 경쟁력 있는 대표기업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기금의 신탁대출 비율 상한선도 기존 5%에서 10%까지 확대해 보장성 주택, 도시 인프라 사업 등에 대한 참여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화창증권의 취칭 애널리스트는 "사회보장기금의 지방채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갔다"면서 "사회보장기금이 지방채 매입에 나서게 되면 국채 투매로 이어져 국채 금리에 대한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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