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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선고 후 도망쳤다 대역배우로...검찰 수사관 눈썰미로 잡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06 10:54

수정 2015.04.06 10:54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도주했던 50대 남성이 대역 배우로 버젓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검찰 수사관의 눈썰미로 붙잡혔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자유형(신체적 자유를 빼앗는 형벌) 미집행자 검거팀은 지난달 25일 서울 양천구 자택 근처에서 '도망자' 정모씨(52)를 붙잡았다. 도주한 지 4년여 만이었다.

앞서 정씨는 지난 2008년 지인 2명으로부터 2억원 상당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11년 법원에서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되지 않은 틈을 타 그대로 도주했고, 궐석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됐다.


지난달 21일 저녁 검거팀 소속 수사관인 A씨는 우연히 TV에서 한 지상파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연기를 하는 대역 배우를 보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씨가 소속된 자유형 미집행자 검거팀은 형이 확정된 장기미제 사건을 다루는 특별검거팀이다. 범행 후 달아난 피의자에 대한 공소시효는 정지되지만, 자유형 미집행자에 대한 형의 시효는 범죄자가 달아나서도 진행된다.

스마트폰을 꺼내 행방을 추적하던 자유형 미집행자들의 사진을 들여다보던 A씨는 프로그램 속 대역 배우가 정씨임을 알아차렸다.

수사팀이 방송국에 확인한 결과 그 배우가 방송국에 등록한 이름은 정씨의 이름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쓰는 휴대전화 통화내용을 분석해 보니 정씨의 친형과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역배우가 정씨라는 사실을 확신한 수사팀은 나흘 후인 지난달 25일 정씨의 거주지인 양천구의 주택가에서 잠복하다 귀가하던 그를 붙잡았다.

정씨는 체포 직후 서울 남부교도소로 이송됐으며 검거 시점을 기준으로 3년 형을 살게 된다.
검찰은 보안상의 이유로 수사관 A씨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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