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보험사기 전과자 가입 제한 '나이롱 환자'도 뿌리 뽑는다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4 17:23

수정 2015.04.14 17:23

금감원 '보험사기 척결' 칼 빼들었다

보험사기 전과자 가입 제한 '나이롱 환자'도 뿌리 뽑는다

앞으로 보험사기 전과자의 보험 가입이 어려워진다. 또 질병.상해에 대한 입원 인정기준을 마련해 일명 '나이롱 환자'를 근절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감독원은 14일 '5대 금융악(惡) 척결대책'의 두 번째 세부방안으로 '보험사기 척결 특별대책'을 내놨다.

■'나이롱 환자' 상세기준 만든다

금감원은 우선 보험사기로 유죄판결 이력이 있는 사람을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해 보험가입을 제한키로 했다.

현재는 보험사기로 벌금, 징역 등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도 아무런 제한 없이 추가적인 보험가입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은행연합회 등과 협의를 통해 금융질서문란자 등록 기준을 마련하고, 개별 보험사의 보험가입 제한 등 금융거래 시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질병.상해에 대한 입원 기준과 경미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수리비 기준을 마련해 허위.과다 보험금 청구 근절에도 나선다.

나이롱 환자로 불리는 입원 보험사기 혐의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법원 판례, 외국의 사례 등을 참조해 경미한 질병.상해에 대한 세부 입원 인정기준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보험연구원, 보험업계 등과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 마련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금감원은 경미한 자동차 사고 수리기준을 마련해 과다 지급되는 보험금의 누수를 막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 지난해 입원보험금을 노린 나이롱 환자 사기사건 규모는 735억원으로 전년 대비 64.3%나 늘었으며, 고가의 수리비를 악용한 외제차 수리비 관련 보험사기 규모도 785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9% 증가했다.

금감원 이준호 보험조사국장은 "그동안의 근절 노력과 적발실적 증가에도 보험사기 규모가 여전히 연간 3조∼4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부담가중 등 경제·사회적 손실로 귀결되기 때문에 보험사기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실질적 대책'에 기대감

보험업계는 이날 금감원이 내놓은 특별대책에 실질적 내용이 포함됐다며 환영했다. 특히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렌트비 지급기준 개선안과 경미한 자동차 사고 수리기준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된 것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갈수록 보험사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의 이번 대책은 보험사기는 범죄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대책이 시행되면 보험사기로 선량한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부분들이 상당수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험사기 척결 특별대책이 더 큰 실효를 거두려면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 통과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률 제.개정안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1건, 보험업법 3건, 형법 2건 등 총 6건이다.


보험사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보험사기를 형법에 의거해 사기죄로 처벌하고 있지만 최근 처벌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법안의 제·개정이 절실하다"면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무조정실에 컨트롤타워 설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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