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내 비서는 24시간 근무한다".."인공지능 컴퓨터 비서 시대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9 14:27

수정 2015.04.19 14:27

올 여름 출시될 윈도 10에서 음성비서 소프트웨어인 '코타나(Cortana)'가 실행된 모습이다. 컴퓨터 화면 왼쪽 하단에 대화창을 통해 이용자와 코타나가 출장일정을 공유하고 있다.(제공 : 마이크로소프트)
올 여름 출시될 윈도 10에서 음성비서 소프트웨어인 '코타나(Cortana)'가 실행된 모습이다. 컴퓨터 화면 왼쪽 하단에 대화창을 통해 이용자와 코타나가 출장일정을 공유하고 있다.(제공 : 마이크로소프트)

IBM 왓슨 프로젝트 매니저인 리앤 르블랑이 뉴욕시 왓슨 본사에서 의료 데이터에 대한 분석 자료를 보고 있다. IBM은 최근 '왓슨 헬스사업부'를 신설해 의사나 관련 학자들이 작성한 의료기록이나 임상연구, 개인별 유전자 등을 하나의 데이터로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IBM 왓슨 프로젝트 매니저인 리앤 르블랑이 뉴욕시 왓슨 본사에서 의료 데이터에 대한 분석 자료를 보고 있다. IBM은 최근 '왓슨 헬스사업부'를 신설해 의사나 관련 학자들이 작성한 의료기록이나 임상연구, 개인별 유전자 등을 하나의 데이터로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그녀(HER)'에서 그녀는 '하나의 인격체'를 지닌 컴퓨터 운영체제(OS)다. 자신의 이름을 '사만다'로 칭하며, 남자주인공의 개인비서이자 대화 상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만다는 특히 단순 명령 수행자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0.02초만에 각각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그것을 훨씬 앞서 있다.

미래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컴퓨터 개인비서'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각 사의 신제품에 일제히 탑재하면서다.
과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음성비서 서비스 경쟁을 펼쳤던 애플 '시리'와 구글 '구글 나우'가 초기 개인비서 역할을 맡았다면, 최근에는 본격 인공지능 기술을 장착해 '책상 위 컴퓨터가 인간을 보좌'하는 기술 경쟁을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MS '코타나' vs. IBM '왓슨'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는 올 여름 출시할 운영체제(OS) '윈도10'에 음성비서 소프트웨어인 '코타나(Cortana)'를 장착한다. 코타나는 이용자의 음성이나 타이핑(키보드 입력) 명령을 인식, 인터넷과 사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 및 행동양식을 기반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윈도10은 PC와 스마트폰, 태블릿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OS라는 점에 코타나 사용자는 유·무선,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근무하는 비서를 두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e메일 편지함에 항공권이 있으면, 해당 항공기의 출발 시간이 변경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또 예정된 약속이나 기념일을 사전에 공지해주는 것은 물론 약속 장소의 교통상황까지 보고한다.

MS 관계자는 "코타나는 각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특화된 비서로서 동작하는 게 특징"이라며 "지금까지는 윈도 스마트폰에서만 사용됐지만 윈도10을 통해 PC와 태블릿에도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인지컴퓨팅 '왓슨(Watson)'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업용 소셜 e메일을 선보였다. 데스크톱용 솔루션인 'IBM 버스(Verse)'에 왓슨의 '개인비서' 기능을 적용한 것. 이른바 '왓슨 비서'는 업무 패턴, 연계된 팀원 프로필, 조직도 등에 대한 다면분석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스스로 추론하고 업무의 중요도를 설정할 수 있다.

여러 회의가 겹쳤을 경우, 왓슨은 회의실과 각 관계자의 일정을 분석해 최적의 시간에 회의룸을 예약하고 이용자와 회의 참석자들에게 안내장을 발송한다.

IBM 관계자는 "왓슨은 자연어(인간 언어)의 뉘앙스를 이해하고 사용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학습함으로써 점점 더 똑똑해진다"며 "PC, 스마트폰, 태블릿 PC 연동으로 활용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IT업계 'AI' 속도전

글로벌 IT기업들은 인공지능(AI) 연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 스타트업(신생 벤처)을 꾸준히 인수하고 있으며, IBM은 왓슨을 헬스케어나 재무서비스 등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과거 기계가 생산직을 주로 대신 했다면, 이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지식 기반 및 서비스 업무까지 대체할 전망이다.

실제 IBM의 왓슨은 입력된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발전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예를 들어 한 금융전문가가 왓슨에게 각종 데이터를 입력하고 지속적으로 훈련시키면 왓슨은 특정고객의 재무 상태를 점검해 맞춤형 투자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는 의료분야에도 적용된다. IBM은 최근 '왓슨 헬스사업부'를 신설해 의사나 관련 학자들이 작성한 의료기록이나 임상연구, 개인별 유전자 등을 하나의 데이터로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전 세계 의료진들은 왓슨이 각종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해낸 내용을 바탕으로 환자 개인에게 꼭 맞는 치료법을 신속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다.

IBM 관계자는 "2000명의 컨설턴트, 의료 전문가, 임상 의료진들이 왓슨 헬스기능의 설계 및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인류 위협" 경고도 본격화

인공지능 시스템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인류 생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인간 능력의 진화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자체 개량하면서 인간을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호킹 박사가 속한 연구자 모임인 '삶의 미래 연구소' 회원 150여 명은 지난 1월 공개서한에서 "인공지능이 끼칠 지 모르는 잠재적 해악을 피하기 위해 경제, 법학, 철학 등 학제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을 통해 일상 생활의 전 영역에서 놀라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레이 커즈와일 전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는 "인류는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여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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