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알코올 의존증 환자, 10명 중 5명 '신체질환' 걱정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0 10:12

수정 2015.04.20 10:12

알코올 의존증 환자 10명 중 5명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신체질환'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사랑중앙병원이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병원에 입원 중인 알코올 의존증 환자 2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알코올 중독이 진행되었을 때에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알코올로 인한 신체질환'이라고 응답한 환자가 45.5%(91명)를 차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가족에 대한 죄책감 또는 가족에게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20%(40명) △삶의 목표나 희망의 상실감 17%(34명)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13%(26명) 순이었다. 이외에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직장생활의 어려움(3.5%), 금단현상의 두려움(1%)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특히 알코올 의존증으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두통, 장염,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을 동반한 알코올성 신체질환을 겪고 있다.

술로 인한 내과 질환이 심각해져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배에 복수가 가득 차 더 이상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거나 심지어 응급실에 실려 가면서도 술을 끊지 못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알코올 의존증은 정신질환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신체적인 피해를 생각해 본다면 신체질환까지 동반, 진행, 악화되는 종합 질환"이라며 "알코올 의존증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알코올로 인한 2차 질환인 간 질환, 위염, 췌장염, 고혈압, 중풍, 식도염, 후두·인후의 암, 당뇨병, 심장병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질환은 술을 끊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뇌의 기질적 변화가 일어난 상태라면 개인의 의지로는 술을 끊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약물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무형 원장은 "이번 설문으로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이 알코올로 인한 신체질환만큼이나 삶의 목표나 희망에 대한 상실감이라는 정신적 공허 상태를 두려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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