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에 나서며 글로벌 물류기업 성장에 재도전한다. CJ대한통운은 20일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하며 대우로지스틱스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 1999년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물류사업부가 분사해 만들어진 물류전문기업으로 벌크선 등 해운업과 운송, 창고보관 등의 물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글로벌 경영위기로 기업회생절차를 겪으며 포스코가 인수를 검토했지만 법적인 문제 및 해운업계의 반대 등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 2011년 사모펀드인 블루오션PEF가 약 1200억원에 인수해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 6055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0%, 490% 상승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랜 기간 대우인터내셔널과 거래로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해외 네트워크와 관련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규모가 작아 인수비용이 크지 않은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현재 대우로지스틱스의 매각 금액은 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월 싱가포르 물류기업 APL로지스틱스 인수 실패 이후 두달여 만에 또 다른 물류업체 인수에 나선 것이다. 당시 APL 매각가는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대로 추산됐지만 일본계 물류기업 KWE가 자금력을 앞세워 12억달러를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 CJ대한통운의 경쟁자로는 한차례 인수를 시도했던 포스코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CJ대한통운은 지난번 인수실패를 경험삼아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성장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각오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의 글로벌 5위권 물류기업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월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물류는 세계 일류를 향해 가야 하는 분야다. M&A를 추진하겠다"며 이 같은 행보에 힘을 실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3년 그룹내 물류 계열사인 CJ GLS를 통합하면서 2020년까지 해외 M&A 및 인프라 투자에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사업 역량 강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물류기업 '스마트카고' 인수하는 등 아시아·태평양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진출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와 별개로 유럽계 대형 물류사 인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의향서 제출은 글로벌 '톱5' 진입을 위한 시도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시장확대와 M&A 등을 통해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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