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그렉시트)를 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시장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24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 전망이 비관적인 가운데 채권단과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다음달, 이를 용케 넘겨도 6월에는 빚 갚을 돈이 없어 디폴트와 이에따른 그렉시트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높은 가운데 시장에는 이미 이를 예상한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고조됐던 2012년 수준으로 치솟았고, 투자자들은 독일 등의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중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디폴트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바탕에 깔고는 있지만 그렉시트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도 같은 예상이다. 노무라는 분석노트에서 "유로존 회원국들이그리스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다"면서 이는 그렉시트나 디폴트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그렉시트 가능성을 40%로 잡고 "(확률이) 역전될 명백한 조짐이 없는 가운데 가능성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채권 투매도 그리스 디폴트나 그렉시트의 징후 가운데 하나다. 그리스 3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27%를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에도 비슷한 수준인 26.98%를 나타냈다.
포렉스닷컴의 리서치 책임자 캐슬린 브룩스는 "그리스가 채무를 갚지 못할 것이라는 최근 우려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게 3년만기 국채"라면서 "3년물 국채가 그리스 구제금융 만기와 맞물려 있어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는 그렉시트가 "그렉시트는 전례가 되고, 이는 유로존의 근본적인 본질을 흔들어 '퇴출'이 분명한 가능성으로 떠오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렉시트나 디폴트의 또 다른 조짐은 안전자산 회귀현상이다. 유럽내 가장 안전한 자산인 독일 국채(분트)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브룩스는 분트의 경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태여서 매력이 없지만 독일 증시는 다르다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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