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2일 4·29 국회의원 재선거가 있는 인천 강화에서 열린 당 현장선거대책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활동기간이 이제 9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 여러 조짐을 볼 때 야당은 약속한 (본회의 처리) 날짜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보인다"며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에게 만나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2+2 회담을 정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보궐선거 때문에 만나기 힘들다고 하는데 광주든 성남이든 강화도든 어디서든, 또 모든 일정이 끝난 밤 시간이라도 만나서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는 공무원연금 개혁 결단을 위한 회담을 할 것을 제안한다"며 "빠른 시간 내에 답을 해달라"고 야당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제안은 처리 목표 시한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담판은 물론 '성완종 사태'로 인해 수세로 몰린 정국상황을 국정개혁 카드를 강조하면서 국면전환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면서 "이것을 여야가 합의해놓고 합의시한을 지키지 않는 것은 매국적 행위"라고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김 대표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거부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 합의 정신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평가하며 여당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공무원연금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원칙은 사회적 합의"라며 "친박 비리게이트 국면 전환을 위해 실무기구를 깨는 2+2회담을 제안할 것이 아니라 실무기구와 특위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제안에 대해 강 의원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실무기구와 국회 연금특위를 파행으로 몰고 갈수 있는 위험한 제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여야 지도부 회담 제안은 재보선과 성완종 사태에서 벗어나려는 국면전환용으로, 실무기구 합의 이후에 갖더라도 늦지 않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2+2로 만나서 정치적인 딜을 하자는 것은 본질에 맞지 않고 진정성이 없는 제안"이라며 "(공무원연금개혁은)단발성 정치적 사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에 딜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회 특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자는 여당과 달리 야당은 실무기구의 활동시한을 정하지 말고 특위와 함께 가야 한다며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 의원은 "실무기구가 논의의 중심이다. 실무기구가 종료되면 특위는 더 이상 있어야 할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면서 "실무기구와 특위는 마지막 순간까지 같이 가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실무기구는 전날 특위에 그동안 활동결과를 보고하고 활동 시한을 연장해 이날 5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실무기구는 개혁안 처리 시한까지 촉박한 일정을 고려해 모든 쟁점을 두고 일괄타결을 시도했으나 정부와 공무원노조 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양측은 보험료율 인상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지급률을 낮추는 데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공적연금 강화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비롯해 실무기구 활동기간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합의안 도출에 진통이 예상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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