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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더위를 식혀줄 '러시아의 겨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05 16:53

수정 2015.05.05 16:53

넌버벌 퍼포먼스 '스노우쇼' 9년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세계 정상급 피겨스타 총출동 '볼쇼이 온 아이스' 21일까지

초여름 더위를 식혀줄 '러시아의 겨울'

러시아에서 건너온 두 공연이 따뜻한 이 봄에 '겨울'을 몰고왔다.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아이스 쇼 '볼쇼이 온 아이스'(21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넌버벌(비언어) 퍼포먼스 '스노우쇼'(14~3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사진) 얘기다. 5월에 만나는 이색적인 겨울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21세기 찰리 채플린'으로 불리는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는 제목처럼 '눈(雪)'이 공연 전체를 지배한다. 공연장에 입장하면서 부터 관객들은 객석 구석구석 쌓인 눈을 만난다. 공연 중에는 무대에 눈이 흩날리고 마지막에는 엄청난 눈보라가 객석을 덮친다. 사실 녹는 눈은 아니고 진짜 같은 종이 눈이다. 약 3주간 사용되는 종이 눈의 양은 1t 트럭 한대 분에 달한다.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한 '스노우쇼'는 지난 20여년간 전 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수천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1년 LG아트센터가 '스노우쇼'를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했고 지난 네 차례 내한공연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 기관이 다시 기획해 내한하는 것은 9년 만이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스노우쇼'를 다시 볼 수 없냐는 문의 전화를 숱하게 받았다"며 "이번 공연은 다른 해외 공연처럼 투어 개념이 아닌 한국 관객만을 위한 내한이라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공연은 특별한 줄거리를 담고 있지 않다. 노란색 포대 자루 같은 옷을 입고 빨간색 큰 코를 가진 광대, 당나귀처럼 커다란 귀 모양의 모자를 쓴 광대 등 8명의 광대가 말없이 무대를 채운다. 몸짓과 표정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짧은 에피소드들을 풀어놓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어도, 첨단기술도 아니라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무대가 밋밋하다는 건 아니다. 동화적인 소품과 극적인 음악,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의 세계를 눈 앞에 펼쳐 놓는다. (02)2005-0114

'볼쇼이 온 아이스'는 얼음 위에 세워진 동화 나라다. 매번 레퍼토리는 바뀐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를 열광시킨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원작 '눈의 여왕'을 비롯해 '백설공주' '로미오와 줄리엣' '메리포핀스' '백조의 호수' 등 익숙한 동화의 명장면을 발레와 피겨스케이팅으로 재현한다.

발레의 메카이자 피겨 스케이팅 종주국의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최상급 수준의 발레단, 교향악단, 극장 등에만 붙는 명칭인 '볼쇼이(Bolshoi)'가 이를 보장한다. 게다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전 일본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 안도 미키를 비롯해 엘레나 라디오노바, 드미트리 드미트렌코, 가와구치 유코, 알레네 레오노바 등 세계 최정상의 피겨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볼쇼이 온 아이스'는 내한 역사가 꽤 오래됐다.
1993년을 시작으로 22년간 꾸준히 사랑받으며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매번 비슷한 시기에 공연했다.
이 공연 관계자는 "여름에 먹는 빙수가 더 맛있는 것처럼 이제 막 더워지기 시작할 무렵에 보는 아이스쇼가 관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면서 재미도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1588-0786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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