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아제르바이잔)=조은효기자】"미국의 경우 정책금리가 제로(0)인데도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은 3%포인트 수준인데 한국은 기준금리가 1.75%인데 예대마진은 1.7%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기준금리 인하가 반드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회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기자들을 만나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이 일반적으로 낮아진다고 봐야겠지만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일정 부분 높게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국내 은행의 예대마진이 유독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10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은행 10곳의 2013년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체 평균(1.28%)에 크게 못 미치는 0.38%에 불과하고, 한국 순위는 94개국 가운데 83위에 그칠 정도로 열악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에선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이용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려면 해외 진출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려면 수익성이 높은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그게 (국내에서) 비이자 수익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시행의 정책 재원으로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은행이 떠안는 것이 과도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 변동성 노출을 줄이자는 목적으로 나온 것"이라며 "결국 기존 은행 고객을 상대로 한 대출이기 때문에 은행이 MBS를 처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은행연합회장에 취임한 하 회장은 한국 은행권을 대표해 ADB총회에 참석했다. 2001년 48세 나이로 한미은행장에 올라 최연소 은행장 기록을 세운 하 회장은 2004년 한미은행이 씨티은행과 합병한 뒤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한국씨티은행장을 지냈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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