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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사채왕 뒷돈' 최민호 前판사 징역 4년 선고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21 11:34

수정 2015.05.21 11:34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모씨(61·구속)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민호 전 판사(43·사법연수원31기)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판사에게 징역 4년 및 추징금 2억6864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전 판사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앞서 최 전 판사는 금품수수 혐의는 인정했지만 "청탁을 받아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알선명목으로 받은 것은 아니다"며 알선 혐의를 강력 부인해왔다.

재판부는 "사채업자 최모씨가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해 도움을 받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피고인의 삼촌을 통해 피고인에게 접근했으며 피고인도 최모씨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다고 보여진다"며 "피고인은 검사로 재직하고 있단 지난 2008년 10월경부터 판사로 부임한 2009년 2월 23일 이후까지 최모씨의 마약 사건 담당 검사에게 전화하거나 사건 기록 사본을 받아 검토하는 등 최모씨의 의도대로 형사사건에 관여했다는 인상을 사채업자 최씨에 심어주기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판사와 검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청렴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피고인이 판사의 기본 소양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도 집을 구하려는데 보태려는 가벼운 욕심에 판사로서의 직업윤리와 자존심 마저 내버렸다"며 "2억여원에 달하는 현금을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수수했고 수표 대신 현금을 요구하는 대담한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무너진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피고인을 정직하고 성실한 사회인 거듭나기 위해 장기간 실형에 처해 엄벌할 것"이라며 "다만 피고인이 최씨의 형사사건을 담당한 판사 또는 검사에게 부정한 업무의 처리를 부탁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짧은 스포츠머리를 하고 하늘색 수의를 입은 채로 법정에 들어선 최 전 판사는 선고 내내 주먹을 꽉 쥔 채로 서 있었다.
또 재판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크게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앞서 최 전 판사는 사채업자 최씨로부터 2009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수사무마 청탁과 함께 2억6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됐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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