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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생태 여행, 야생화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01 11:33

수정 2015.06.01 11:33

초여름까지 군락을 이루는 투구꽃
초여름까지 군락을 이루는 투구꽃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여름, 더위를 피해 녹음이 짙은 숲으로 생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길을 따라 아기자기 피어난 야생화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숲 속 야생화 생태 여행지 다섯 곳을 1일 소개했다. 수도권은 천마산(경기 남양주), 중부권은 곰배령(강원 인제)과 조령산(충북 괴산), 남부권은 선운산(전북 고창)과 보현산(경북 영천)이다. 모두 길을 따라 걸으며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 여행지다. 야생화가 풍부하게 자생해 계절 따라 피어나는 꽃을 관찰하는 것도 즐겁다.
자세한 여행정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웹사이트(korean.visitkorea.or.kr), 야생화 정보는 산림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www.nature.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쪽동백 융단 밟고 족도리풀 눈 맞추는 꽃길, 남양주 천마산

수도권을 대표하는 야생화 산행지는 남양주 천마산이다. 해발 812m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너른 품에 다양한 꽃이 철 따라 피고 진다. 호평동 수진사 입구에서 천마의집을 지나 돌핀샘까지 이르는 코스는 '야생화 길'이라 불러도 좋은 구간이다. 등산로를 하얗게 덮는 쪽동백과 국수나무 꽃이 6월 말까지 피어난다. 하트 모양 잎사귀 아래 자주색 꽃이 사랑스러운 족도리풀은 모녀가 헤어져 그리워하다 죽은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 천마산에는 터리풀, 삿갓나물, 매발톱꽃, 산꿩의다리, 풀솜대, 참꽃마리, 용둥굴레, 지느러미엉겅퀴 등 이름도 정겨운 야생화가 당신을 기다린다. 느린 걸음으로 풀숲을 눈여겨보면 된다. 북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45번 국도에는 물의정원,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 피아노폭포, 전망 좋은 카페 등 즐길 게 많다. 고종과 순종이 잠든 홍유릉도 인상적이다.

■강선계곡 야생화를 만나는 생태 체험, 곰배령

점봉산(1424m)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에 자리한 곰배령(1164m)은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 천국이다. 점봉산 전체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이라 입산이 금지되지만,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약 5km에 생태 탐방 구간이 조성되어 귀하고 아름다운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장마가 오기 전까지 괴불주머니, 물참대, 개별꽃, 줄딸기 등 초여름 꽃이 발길을 잡는다.

강선계곡의 기후 특성으로 다른 지역에서 봄, 가을에 피는 꽃들도 볼 수 있다. 신선이 내려와 놀고 간다는 강선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의 비경을 감상하는 시간도 특별하다.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하고, 탐방 인원을 하루 300명으로 제한하니 탐방 계획을 꼼꼼히 잡아야 한다. 방태산자연휴양림과 방동약수도 함께 들러보자.

■연풍새재 옛길 따라 떠나는 조령산 야생화 생태 여행

백두대간 중 하나인 조령산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경계다. 조령산에서 만나는 조령관은 문경새재의 일원으로 '새들도 넘기 힘들다'는 조령이다. 문경새재처럼 조령관에서 충북 괴산 방면으로 이어진 옛길이 있었다. 조령관에서 소조령에 이르는 연풍새재다. 최근 조령산자연휴양림 입구부터 조령관까지 1.5km 구간에 복원된 옛길은 졸참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숲, 다양한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 교육장으로 손색이 없다. 조령산자연휴양림과 그 안에 자리 잡은 백두대간생태교육장은 자연을 탐구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공간이다.

조령산 인근에는 예부터 닥나무를 이용해 만든 신풍한지의 역사를 배우고 한지 체험도 가능한 괴산한지체험박물관, 아름다운 수옥폭포, 거대한 암반에 새긴 괴산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 보개산 자락에 들어앉은 각연사 등 청정한 자연에 깃든 문화유산도 만나볼 수 있다.

■선운산 숲길에서 숨은 꽃을 만나다

선운사는 이른 봄에 동백꽃과 벚꽃, 가을에 석산(꽃무릇)이 아름답다. 덕분에 꽃이 아름다운 사찰로 소문이 자자하다. 다만 선운산 자락에 숨은 야생화는 그 명성에 묻혀 있었다. 6월은 봄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선운산의 생태를 누리기에 적합한 시기다. 특히 짙푸른 숲길이 매혹한다. 탐방 구간은 선운산생태숲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숲길이 안성맞춤이다. 왕복 2시간 남짓으로 소요시간이 적당하고 경사도 완만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광대수염, 수정란풀, 사상자, 나도양지꽃, 참꽃마리, 미나리아재비 등 길가에 핀 야생화도 어렵잖게 만난다. 도솔암 가는 길은 특정 종이 압도적으로 분포하지는 않는다. 그윽한 숲길을 산책하듯 거닐다가 꽃을 발견하는 기쁨이 각별하다. 선운사, 도솔암 등 오랜 암자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경북 지역 야생화의 보고, 보현산

영천 보현산은 비교적 손쉽게 야생화 탐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 보현산천문대가 있어 도로가 잘 닦였고, 해발 1000m까지 차로 올라가기 때문에 힘겹게 등산하지 않아도 야생화 탐방이 가능하다. 보현산에서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길은 두 곳. 천문대 정문을 마주 보고 오른쪽으로 작은 등산로가 있는데, 보현산 북사면을 따르는 이 길 옆에 다양한 야생화가 핀다. 반대편으로 보현산 정상 시루봉까지 약 1km 이어지는 '천수누림길'에서도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요즘 덩굴개별꽃, 금강애기나리, 큰애기나리, 미나리냉이 등이 피었다.

접근하기 쉬워 야생화를 찍는 사진작가들도 많이 찾는다.
대한민국 최대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보현산천문대, 벽화가 아름다운 별빛마을, 초여름 풍광을 즐기기 좋은 옥간정, 포은 정몽주를 기리기 위해 지은 임고서원,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고찰 은해사 등과 함께 여행 코스를 짜면 알찬 초여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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