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PE도 참여 긍정적 오일머니는 참여 부정적
싱가포르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어피니티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지난해 우리은행 소수지분 입찰에 참여했으나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지 못해 이번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싱가포르투자청은 어피티니의 재무적투자자(LP)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에 대한 단순투자가 어렵다"며 '콜옵션' 등 일부 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가 우리은행 매각 방식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외국계 펀드들 "참여 검토"
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최근 어피니티와 오릭스 프라이빗에퀴티(PE) 등 외국계 사모펀드(PEF)를 만나 우리은행 매각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이 행장은 국내 금융회사들과도 접촉해 투자의사를 받아놓았다. 이 행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이번에도 지분 10% 가량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산분리 요건상 비금융자본은 4% 이상 매입할 수 없으나, 예외적으로 의결권을 포기하고 금융위의 승인을 받으면 최대 10%까지 매입할 수 있다. 어피니티는 지난해 연말 가격 등의 문제로 금융위의 승인을 받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최대한 승인을 이끌어낼 생각이다.
어피니티의 참여 가능성이 큰 만큼 어피니티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의 참여도 예상된다. 우리은행 인수에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 온 교보생명은 지난해 투자자를 모아놓은 상태다.
GIC는 직접투자 방식보다 어피니티의 투자자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GIC를 접촉하지 않은 이유는 이미 어피니티를 통해 GIC가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은행과 관계가 있는 PEF에 대해서는 이미 이 행장이 접촉한 상태"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관계가 있는 PEF는 오릭스 PE와 보고펀드 등이다. 우리은행이 두 PEF에 주력적으로 인수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오릭스 PE도 우리은행 매각에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보고펀드는 LG실트론 문제로 이번에는 참여하지 못한다.
■중동펀드 등 일부 투자자 '부정적'
오일머니의 유입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최근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과 우리은행 실무자들이 아부다비, 쿠웨이트 등 중동 국부펀드를 방문했지만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금융규제 등으로 투자 메리트가 없다는 것.
이는 비단 중동펀드뿐만이 아니다. 이 행장과 우리은행 실무자들이 접촉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도 단순 투자로는 우리은행 매각에 참여하기 힘들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투자 수익률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도록 콜옵션 등 조건부 투자를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매각 참여의 요청을 받은 한 기관투자자는 "단순 투자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콜옵션 등 조건이 어느 정도 매력적이어야 투자가 가능하다"며 "은행에 대한 정부 규제가 엄격해 민영화한다고 해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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