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라이브 소셜 미디어 아프리카TV에는 ‘수원대 방송문화비평’이라는 제목의 생중계 방이 등장했다. 이는 수원대에서 ‘방송문화비평’이라는 수업을 맡고 있는 김성수 문화평론가가 직접 만든 방이다.
수원대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8일부터 5일간 휴강에 들어가면서 기말고사를 코 앞에 둔 학생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에 김씨가 생각한 것은 바로 아프리카TV를 통한 원격 수업이었다. 김씨는 평소 학생들과 얘기를 주고 받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창에서 “아프리카TV로 원격 강의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제안하자 학생들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씨는 최근 인터넷 1인 방송 포맷의 예능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 인기를 끌면서 이 같은 포맷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수업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양질의 강의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비를 구입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혔다. 결국 김씨는 자동 초점 기능이 있는 웹캠 한 대만 새로 사고 화이트보드 앞에서 나홀로 생중계 강의를 하기로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평소 수업 때 무슨 질문을 던져도 말이 없던 학생들이 아프리카 채팅방에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부 학생들은 강의 도중 김씨에게 별풍선(아이템)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 강의 사실이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퍼지면서 방송을 보려는 일반 네티즌들이 김씨 방에 몰려들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지각한 학생은 김씨에게 별풍선을 줘야 한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지각 학생에게 별풍선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학생들이 아프리카TV 시스템을 경험하고 싶어서인지 강의 도중에 먼저 자발적으로 별풍선을 줬다”며 “(내가) 별풍선으로 수익을 챙기려 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말이 안 된다. 총 83개의 별풍선을 받았는데 다 합쳐봤자 5000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김씨는 “평소 수업은 3시간 연강을 하는데 이번에는 버퍼링 등의 문제로 1시간 이상 할 수가 없었다. 출석 체크는 학번, 학과, 이름이 적힌 학생들의 대화명으로 했으나 이번 수업은 실험적인 시도였던 만큼 출석을 심각하게 적용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학생들 뿐만 아니라 나도 즐겁고 재밌게 수업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 방식의 원격 강의를 한 번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씨 방송을 접한 네티즌들은 “완전 웃기다. 메르스 여파 대단하네”, “수원대 아프리카로 강의하는거 부럽다”, “수원대 수업 완전 센스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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