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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웅 UNIST 교수팀, 초고해상도 3차원 인쇄 기술 개발

김기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3 15:21

수정 2015.06.23 15:21

울산과학기술대학(UNIST)이 3D 프린터로 휘어지는 곡면 전자회로를 만들 길을 열었다.

UNIST 연구팀이 0.001㎜ 수준의 초미세 무늬를 찍어내는 3D 프린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 해상도로 적혈구보다 작은 구조도 프린팅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한계로 여겨졌던 상온 프린팅에도 성공해, 고온에 취약했던 플라스틱 기판에도 3차원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인쇄된 3차원 구조는 변형에 강해 웨어러블 전자회로 제작에 용이하다.

UNIST 신소재공학부 박장웅 교수팀이 '웨어러블 전자회로용 상온 고해상도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해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23일자 온라인 판에 개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금속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발광 물질 등을 3차원 구조로 쉽게 찍어낼 수 있으며, 상온에서도 3D 프린팅 공정이 가능해 구부러진 플라스틱 기판에도 복잡한 3차원 전자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3D 프린팅은 미래 유망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자회로 분야에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기존 3D 프린터의 해상도가 낮아 0.1~0.01㎜ 이하 수준의 미세 가공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3D 프린팅 공정이 고온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금속이나 반도체 등 전자회로용 재료를 소화할 수 없었다.

박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3D e-jet 프린팅(3D electrohydrodynamic inkjet printing) 기술은 이런 한계를 모두 극복했다.

우선 3D 프린터의 해상도를 0.001㎜ 수준까지 높였다.

3D e-jet 프린팅 장비는 미세 노즐에서 분사된 잉크 방울이 기판에 닿기 전에 마르도록 설계됐다.

이 덕분에 인쇄된 잉크가 기판에 퍼지지 않고 차곡차곡 쌓인다.

이런 방식으로 수백 나노미터(㎚) 수준의 3차원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두께가 적혈구 하나보다 작은 미세한 기둥까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또 프린팅이 상온에서 이뤄져 활용할 수 있는 재료의 폭도 넓어졌다.

기존 3D 프린터는 고온 공정이 필요해 100℃에서 쉽게 녹는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상온에서 작동 가능해 섬유나 플라스틱 기판 위에 3차원 전자회로를 인쇄할 수 있으며 피부에 부착 가능한 웨어러블 전자회로 제작도 가능하다.


이번 연구의 공동 1저자인 안병완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 기술로 만든 3차원 구조는 변형이 일어나도 견딜 수 있다"며 "사람의 손등이나 곡면에 붙일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회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1저자로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국주 박사는 "이번 기술로 다양한 기능성 물질의 고해상도 3차원 구조 제작이 가능하게 됐다"며 "단순한 프린팅 공정만으로 고집적화된 다양한 플렉서블 전자회로들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장웅 교수는 "기존 반도체 공정 등에서 미세 패턴을 제작하던 방식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3D 패턴을 고해상도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로 3D 프린팅 및 웨어러블 전자기기 연구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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