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황도순 능률교육 대표 "유아 수학시장 영토 넓혀.. 과감한 변신으로 승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30 18:17

수정 2015.06.30 21:01

창립 35주년 맞은 능률교육, 교육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도약
올 하반기 수학 참고서 출시… 수학시장 본격 공략
초·중·고 전 학년 영어교과서 개발 등 교과서사업 확장

6월 30일 서울 서교동 능률교육 본사에서 만난 황도순 대표는 "교육은 우리가 밥을 먹고 숨쉬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접근방식에 따라 신사업이 무궁무진하다고. 특히 교육분야에서 구글 같은 기업이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진=김범석 기자
6월 30일 서울 서교동 능률교육 본사에서 만난 황도순 대표는 "교육은 우리가 밥을 먹고 숨쉬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접근방식에 따라 신사업이 무궁무진하다고. 특히 교육분야에서 구글 같은 기업이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진=김범석 기자

교육업체들의 기업문화는 대체로 보수적이다. 교육이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듯 교육기업도 새로운 시도 보다는 현재의 사업을 유지·발전시키는 쪽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7월 1일로 창립 35주년을 맞는 능률교육 황도순 대표는 일반적인 교육기업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브랜드 리뉴얼, 신사업 진출, 기존사업 확대 등 다른 기업들이 조심스러워할 도전에 나선 것이다.

■영어시장 정체, 새 도전 기회로

영어의 명가(名家)에서 토탈 교육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 대표는 "교육은 인간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에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황 대표는 이같은 지론의 근거를 우리에게 익숙한 내비게이션과 빅데이터, 3D프린터를 통해 설명했다. 네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사람이 학습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수없이 많은 정보를 축적·활용하는 빅데이터 역시 인간의 뇌가 가진 기능과 유사하다. 가상의 제품을 실제로 만들어주는 3D프린터 역시 우리가 해보지 않은 것을 교육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황 대표는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3D(3차원) 프린터 등이 하는 작업을 잘 할 수 있으면 결국 성공적인 삶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것을 도와줄 수 있는 게 교육이고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하기에 달렸을 뿐 기회는 많다"고 말했다.

기회를 잡는 것은 타이밍과 방향성이 핵심이다. 능률교육은 수십년을 주도해 왔던 영어시장 정체를 새로운 도전을 위한 기회로 삼았다. 신호탄은 지난해 단행한 기업 브랜드와 기업이미지(CI) 교체다. 지난해 10월 능률교육은 'NE 능률'이라는 기업브랜드를 선포하고 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황 대표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만 옛날 브랜드라는 이미지의 한계가 있었다"며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브랜드와 CI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새로운 CI는 튀는 디자인을 사용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방향은 탈 영어다. 지난 3월 누리 과정과 연계한 새로운 유아 통합 독서 프로그램 '상상수프'를 론칭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초등 사고력 연산 교재 '사고셈' 시리즈를 내놓으며 수학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능률교육은 2014년 엔이 키즈(NE Kids)라는 브랜드로 유치원에 영어교육 프로그램 '굿잡'을 제공해 왔다. 올해 론칭한 상상수프는 다른 업체 제품이 주력했던 창의·인성에 숲(생태)와 수학(스토리텔링)를 더 했다. 4세부터 7세 대상으로 단계별 12세트씩 총 48세트 192권의 대규모 구성이다.

황 대표는 "해외 도서전 수상작과 최신 아동문학상, 유명작가 작품들을 독점 공급해 차별화했다"면서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아이템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소업체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능률교육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목표다.

영어프로그램 굿잡 역시 급속도로 영역을 확장했다. 통상 유치원 영어시장에 자리잡는데 3~5년이 걸리는 데 비해 입소문을 타면서 2년여만에 선두권 추격이 가시권에 들었다는 후문.

수학사업은 사고셈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초·중등까지 영역을 넓힌다. 올 가을 새로운 수학 참고서를 출시해 완성된 라인업으로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배우는 고객 즐겁도록"

황 대표는 "신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역량과 탄탄한 유통 채널, 능률교육이라는 좋은 브랜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아와 수학부문 모두 이런 장점을 활용할 수 있어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교과서 사업도 판을 넓힌다.

영어는 초·중·고등학교 전 학년 교과서를 개발해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중국어와 일본어 교과서도 개발한다. 시장 1위인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뿐 아니라 초·중등 영어교과서까지 제대로 공략하겠다는 것. 황 대표 스스로도 "교과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이렇게 대대적으로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황 대표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이 배우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중"이라며 "특히 직원들의 성장이 회사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갖고 직원교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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