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상반기 폐기된 화폐 줄세우면 '서울-부산 53회 왕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13 14:55

수정 2015.07.13 14:55

장판 밑에 놓아뒀다가 손상된 화폐 사진 한국은행
장판 밑에 놓아뒀다가 손상된 화폐 사진 한국은행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장판 밑에 200만원을 만원권 뭉치로 보관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습기로 인해 변색은 물론이고 만원권 곳곳이 삭아있었다.김씨처럼 손상된 지폐를 갖고 있는 경우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 3이상이면 액면 전액을 한국은행에서 교환할 수 있다. 5분의 2이상이면 액면가의 반을 받을 수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같이 부패하거나 낡아서 폐기처분된 화폐는 1조7341억원이다.
지난해 하반기(1조6227억원)대비 1114억원(6.9%)증가했다.

5t트럭 58대 분량이다. 줄로 세우면 경부고속도로를 서울~부산(416㎞)약 53회 왕복(2만2048㎞)할 수 있는 거리다. 손상된 이 화폐들을 모두 새 화폐로 바꿀 경우 약 290억원의 제조비용이 든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만원짜리는 올 상반기 1억4095장(총 1조4095억원)이 수명을 다하고 폐기됐다. 상반기 폐기액 중 81.3%이다. 1000원 1억4660장(1466억원,8.5%), 5000원권 2394만장(1197억원, 6.9%), 5만원권 11만4600장(573억원, 3.3%)이 이었다. 주화는 100원짜리 5억원(주화 폐기액의 48.6%), 500원화 4억원(39.7%), 50원화 0.8억원(7.8%), 10원화 0.4억원(3.9%)등으로 나타났다.

화폐 폐기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 상반기엔 2년전(2013년 상반기 1조399억원)과 비교해 무려 7000억원 어치나 증가했다. 화폐의 수명과도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1만원권의 평균 수명은 통상 100개월(8년4개월)이다. 5000원권은 65개월(5년5개월)이다.1000원권은 1만원의 절반도 안되는 40개월(3년4개월)이다. 지난 4월이 새 만원권이 나온지 딱 100개월이 되는 시점이다. 현재의 만원권은 2007년 1월 처음 발행됐다. 100개월의 기대수명이 다함에 따라 지난 하반기부터 낡고 손상된 만원권이 창구로 모여들고 있다는 얘기다.

사용습관이나 부주의로 인해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교환되는 화폐도 상당했다. 일반인들이 화폐 손상 사유로 한은에서 직접 교환해 간 액수는 15억8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3억원(23.9%)증가했다.
불에 탄 경우가 4억8000억원(599건), 습기 및 장판밑 눌림 등이 1억8000억원(904건),칼질 등에 의한 조각난 경우가 3000만원(326건)에 달했다.
폐차처리 중 찌그러진 동전
폐차처리 중 찌그러진 동전

한은 박종남 차장은 "폐차처리업체에서 찌그러진 동전들을 교환하러 오는 경우가 많은데 통행료 등을 내고 거슬러받은 동전을 그대로 차안에 놓고 폐차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폐 사용 습관, 인식에 따라 화폐의 수명이 길어질수도 짧아질 수도 있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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