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 서재영 매니저(사진)는 10여년간 자산운용사에서 한우물만 파 왔다. 동양자산운용 주가연계펀드(ELF) 운용역으로 자본시장에 첫발을 내디뎌 운용사 상품개발을 했다. 한국운용에선 전략기획을 맡아 고유자산 운용을 하다가 지난해 투자솔루션본부 설립 초기부터 합류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자산운용사의 역할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지금은 초저금리와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바뀐 자산관리 패러다임에 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 펀드나 연금의 자산운용은 국내외 다양한 시장과 자산에 분산투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활동하는 한국운용 투자솔루션본부는 국내외 주식 및 채권·대체상품에 분산투자하는 '한국투자 스마트 펀드셀렉션펀드'를 지난달 선보였다. 펀드 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펀드 및 자산을 편입해 투자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다.
서 매니저는 "중국 증시처럼 1년새 140% 올랐다가 단숨에 30~40%가량 폭락하면 대처할 방법이 없다. 이 같은 변수 많은 시기일수록 자산배분 선택폭이 넓은 펀드가 유리하다"라며 "개인들이 단품으로 장기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아니어서 종합적으로 분산투자하는 금융상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초저금리로 투자자산의 기대수익률도 변했다. 예금 이자는 이제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됐다.
서 매니저는 "펀드, 연금 등 자산운용 수익은 최소 4% 이상 나와줘야 물가상승률을 이기고 은퇴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한국 예금금리가 4%로 갈 확률은 낮아 보인다. 물가상승률 이상 수익을 못 낼 가능성이 커 더 이상 안전자산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의 경우도 그동안 금리 하락으로 높은 수익을 냈지만, 향후 미국 금리 인상 시 채권값 하락이 예상된다고 했다.
최근 퇴직연금 규제 완화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진 것도 큰 변화라고 했다. 퇴직연금의 가입자 주식형펀드 투자 한도는 이달 9일부터 70%로 확대되고, 개별 자산 투자한도도 사라졌다. 그동안 퇴직연금은 규제 등으로 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92%에 달해 실질적인 은퇴자금 마련이 어렵다는 지적이 높았다.
그는 "퇴직연금 주식투자 비중이 높아져 일부 손실이 높은 상품도 나올 수 있지만, 전체적인 수익률이 높아지고 은퇴자 소득대체율도 향상될 것"이라며 "가계의 수요에 맞게 다양한 퇴직연금 상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예시로 국내 주식 40%, 해외 주식 20%, 해외 대체투자 20%, 채권 및 주가연계증권(ELS) 등 20% 수준을 제시했다.
서 매니저는 "국내 중소형주·대형주, 미국·중국·유럽 등 해외 투자, 해외 부동산 등 비중을 조절해주는 종합 펀드상품이 많아져야 초저금리 시대 적정 수익률을 추구하는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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