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억원 차익 거두는 등 상반기 임직원 평균 급여 9491만원으로 끌어 올려
실제론 대다수 혜택 없어
다음카카오 임원이 최고 140억원에 달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대박을 터뜨려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택시 등 잇따른 온라인.오프라인 연계사업(O2O)이 순항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역점사업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다음카카오의 신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기업가치가 급등, 스톡옵션 차익이 커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전 7만원대 수준이던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주가는 현재 13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도 8조원대가 됐다.
■상반기 스톡옵션 차익 최대 143억원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차진 전 카카오재팬 대표는 올해 1월 말과 3월 말께 스톡옵션 5만주와 5만9996주를 행사해 각각 75억원, 68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차익 규모만 143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보유 주식을 팔아 상반기 동안 스톡옵션 외에도 총 65억원 규모의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조항수 다음카카오 부사장도 지난 5월 말 1만주의 스톡옵션 행사로 9억4000여만원의 차익을 거뒀고 지난 7월에는 자신이 보유한 13억원 규모의 주식을 전량 장내 매도했다.
옛 다음 출신 인사인 남재관 부사장은 보유하던 주식 3900주를 전량 매도, 4억4500여만원 규모의 현금을 거둬들였다.
이외에도 자회사 임원 등 총 7명의 다음카카오 임원이 상반기 동안 처분한 주식 규모는 스톡옵션 행사 몫을 제외해도 9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다음카카오 임원들의 '대박'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평균급여 1억의 허수… 직원들 볼멘소리도
그러나 스톡옵션 대박을 터뜨린 일부 임직원 외 대다수 직원들이 고르게 혜택을 입은 것은 아니다.
옛 카카오는 설립 초반 적은 수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지급한데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도 임원 등 일부로 제한돼 정작 큰 돈을 손에 쥔 직원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금융감독원의 공시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기로는 올해 상반기 다음카카오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이 9491만원으로 표시됐다. 일부 임직원의 막대한 스톡옵션 차익이 직원들의 평균 임금으로 표시된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음카카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든 다음카카오 직원들이 6개월에 1억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는 오해를 받아서다.
일부에 국한된 스톡옵션 차익으로 인해 전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다음 출신 직원들과 카카오 출신 직원들의 급여 조정이 이뤄지긴 했지만 다음카카오의 영업비용 중 급여와 퇴직급여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은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카카오의 상반기 급여 규모는 78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0% 수준에 육박했고 퇴직급여 규모도 75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규모 57억원을 넘어섰다. 복리후생비도 상반기에만 233억원으로 전년도의 134억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들의 주식 대박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지만, 보다 많은 직원들에게 보상이 배분되는 구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임원들의 잇따른 주식권리 행사를 비판할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 구조조정을 내다보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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