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유전자 돌연변이 폐암의 표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김혜련 교수팀(종양내과)은 'RET 융합 유전자 돌연변이 폐 선암(RET 돌연변이 폐선암)'의 새로운 표적치료 약물을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폐암은 2012년 기준 국내 암 발생 4위의 암으로 높은 발병률과 함께 암 사망률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악성도가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은 암세포의 모양에 따라 크게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구분하는데 비소세포 폐암이 전체 폐암에 80~85%를 차지하고 있다.
비소세포 폐암은 선암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구분되며, 환자별로 암세포 유전자의 돌연변이 특성이 달라 이에 맞는 표적치료를 해야 하는 까다로운 질병이다. 국내 폐선암 환자의 2%가 RET 유전자 돌연변이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RET 돌연변이 폐선암은 비흡연자에게 발생한다.
조 교수팀은 RET 돌연변이 폐선암에 효과적인 새로운 표적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보 약물 탐색을 위한 연구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그 결과 RET 단백질의 '티로신 키나아제' 구조에 강하게 결합하는 여러 항암 약물을 스크링하는 과정을 통해 유방암과 신장암 등에서 항암 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약물 도비티니브에 효과적인 치료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RET 돌연변이 폐선암 세포에 대한 도비티니브 약물을 투여한 결과 세포 분열을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하는 뚜렷한 항암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동일 암세포 농도에서의 항암제 투여 비교실험에서도 3가지의 기존 항암약물은 암세포의 성장억제 대신 오히려 20~30%의 세포주 성장을 보였으나 도비티니브는 60% 의 암세포 감소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RET 돌연변이 폐선암을 발병시킨 실험 쥐에 대해 도비티니브와 기존 항암약물을 각각 투여한 후 각 일자별로 종양 크기의 변화를 살피는 동물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한달 후 기존 약물은 최대 71% 수준에서 종양을 줄이는데 그쳤으나 도비티니브는 종양을 100% 없애는 탁월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조 교수는 "3단계에 걸친 비교연구를 통해 도비티니브가 RET 돌연변이 폐선암에 효과적인 표적치료제 임을 확인했다"며 "난치성인 RET 돌연변이 폐선암 환자의 치료제 개발을 통해 치료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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