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배당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서다. 점포 매각 등 자산을 팔아 차입금을 처리하기보다는 최대한 홈플러스의 재무구조와 자산가치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반대로 KKR-어피니티 사모투자(PE)연합은 점포 구조조정 등을 통해 차입금을 갚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가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8월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테스코가 받을 홈플러스 배당금에 대해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주식을 약 4조3000억원에 사들이고, 최대 1조원의 유상증자로 배당금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 경우 홈플러스의 매각가는 약 5조6000억원이 된다. 전체 매각가격(7조원) 가운데 테스코홀딩스의 금융계열사인 체스헌트 오버시즈에서 조달받은 1조4458억원을 제외한 수치다.
체스헌트 오버시즈가 매입한 홈플러스의 회사채는 내년 말 만기가 돌아온다. 체스헌트 오버시즈는 이를 모두 상환받을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배당을 위한 차입금을 처리할 경우 홈플러스는 재무난을 겪지 않아도 된다. 차입 시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330%까지 올라가지만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부채비율은 130%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인수가격 중 일부를 홈플러스 유상증자로 투입한 이유는 테스코의 배당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경우 홈플러스는 은행 차입을 통해 배당금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고, 차입을 한다 해도 유상증자 대금으로 차환할 수 있어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KKR-어피니티연합은 배당을 인수가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인수가격은 4조3000억원까지 내려간다. 배당을 위한 차입금은 부실점포 등 일부 자산매각을 통해 상환할 방침이다.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가격부담을 덜 수 있지만 홈플러스는 점포와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테스코는 홈플러스의 배당 여부를 정한 후 프로그래시브 딜(경매 호가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IB업계는 MBK파트너스의 인수 의지가 KKR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 PE가 홈플러스의 인수를 원하고 있지만 KKR가 추가 자금조달을 원치 않고 있다"며 "예비입찰에서도 KKR는 인수가격을 높게 써내지 않은 데다 어피니티PE가 인수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KKR의 승인을 받아야 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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