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초동대처 미흡 등 정부 스스로 반성과 이에 따른 근본 대책은 없어 의무와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돌고래호 전복 사고 피해가 컸던 원인 중 하나가 해양경찰의 초동대처 부실로 알려지고 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낚시어선 돌고래호 전복사고 후속조치'를 보고했다.
후속조치를 보면 우선 정확한 승선자 관리를 위해 승선자 출항전 신분확인 절차 강화 등 입·출항 관리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나와 있다.
낚시어선업자에게 신분증 대조 등 승선자 신분확인 후 승선명부 제출 의무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비행기를 탈 때도 항공업체가 신분증을 확인한다"면서 "비행기와 낚시 어선이 같을 순 없지만 이런 개념으로 입·출항 관리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낚시어선업자는 항공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세한 곳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승객이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거나 불쾌한 반응을 보일 경우 낚시어선업자가 현실적으로 강제하긴 힘들다. 당장 손님이 끊기고 영업에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원래 낚시 어선의 입출항을 허가할 때 승선명부를 확인하고 명부에 없는 다른 낚시꾼을 몰래 태우는 것 등을 단속하는 것은 해양경찰의 일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잘하는 업체에겐 인센티브를 주고 제대로 하지 못하면 벌칙을 줄 것"이라며 "컴퓨터로 낚시 승객과 명부를 대조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또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안전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안전규정 위반에 따른 벌칙을 엄격히 적용키로 했다. 여기엔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며 의무이행 책임도 낚시어선업자에서 승객까지 확대했다. 쉽게 말해 낚시어선이든 승객이든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으면 벌칙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해수부는 이와 함께 낚시어선업자 및 선원의 안전교육 이수 의무화, 관련 협회와 낚시인 안전·교육 캠페인 등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처와 해경의 초동대응 미흡에 대한 내용은 개선 대책에 담겨 있지 않다. 해경은 세월호 사고 때도 부실구조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은 전력도 있다. 해경은 세월호 사고 당시 해수부 산하에 있다가 부실구조 책임을 지고 해체된 후 현재는 국민안전처로 편입돼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낚시어선 관리 종합대책을 이달 안에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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