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정부가 꼽은 마을기업, 부산 산리협동조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4 18:27

수정 2015.09.14 18:27

44명 출자한 주민공동체서 2년만에 우수 마을기업으로
지난 7월 19일 광복로 일대에서 열린 '제2회 중구 사회적마을기업 장터'에서 산리협동조합이 직거래 장터를 개설, 시민들을 상대로 마을기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광복로 일대에서 열린 '제2회 중구 사회적마을기업 장터'에서 산리협동조합이 직거래 장터를 개설, 시민들을 상대로 마을기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산리(山里)'는 부산 중구 영주동의 옛 지명이다. 산리협동조합은 이름 그대로 영주동과 인근 주민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주민 공동체다. 현재 주민 93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마을회관에서 공동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뜻을 모아 만든 공동체는 조합에서 마을기업으로 진화한 끝에 올해 전국 우수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공동체서 우수 마을기업 진화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행정자치부 주관 전국 마을기업 공모전에서 산리협동조합이 우수 마을기업에 선정돼 인증서와 함께 사업개발 장려금을 받는다.


올해 마을기업 공모전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28개 마을기업이 응모해 산리협동조합 등 10개 마을기업이 새로 뽑혔다. 선정된 마을기업은 오는 17일 최종 순위를 결정해 3000만∼7000만원의 사업개발 장려금을 받게 된다.

작은 공동체 조합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 마을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3년 1월 산리공동체 출자조합원 44명은 십시일반으로 모은 출자금 965만원으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창립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사회적협동조합은 공익 사업을 40% 이상 수행해야 하고 절차도 까다로워 설립이 어려웠다. 결국 일반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그해 10월에서야 일반 협동조합으로 사업자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어렵게 설립은 했지만 초반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은 점도 고민거리였다. 산리협동조합의 주요 사업은 농산물 직거래장터 운영, 천일염 판매, 마을카페 운영 등이다. 이 중 수입의 90%는 농산물 직거래장터에서 나온다.

장터는 운영 초기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농산물이 모자라거나 남는 경우가 허다했다. 고민 끝에 판매와 수요예측이 가능한 사전예약제를 도입하고 서·동구와 연계해 물류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설립 후 지난 8월 말까지 올린 매출은 1억4000여만원. 시행착오 끝에 차츰 수익이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산복도로 타고 새 수익원 발굴

산리협동조합은 최근 산복도로가 인기 관광 명소로 부상하면서 기존 사업과 더불어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열심이다.

우선 전통 조각보 만들기를 중구 산복도로 지역 특화상품으로 연계해 키워나가고 있다. 일명 '산복도로 조각보'다.
또 관광객을 상대로 저염 소금 만들기 등 체험활동을 늘리고 이를 위해 주민강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올해 전통장과 반찬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박혜은 산리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마을기업은 주민의 융화를 바탕으로 지역의 잠재된 자원과 특산품을 발굴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주민들의 숨어있는 기술과 재능을 발굴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마을기업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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