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임금피크제(임피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의 내년 임금 인상률을 도입 기관의 절반수준으로 깎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탓에 기타공공기관들은 임피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정작 임피제가 청년 일자리 13만개를 창출할 것이란 정부 주장에 의문을 표하는 주장도 지속되고 있다.
■발등에 '임피제' 불 떨어진 기타공공기관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공공기관 총인건비 인상률 차등 방안을 담은 '공공기관 임금체계개편 관련 경영혁신지침(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해마다 경영평가를 받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116곳은 연내 도입 시기별로 최대 1점의 가점을 받는다. 7월에 도입하면 1점, 8월 0.8점, 9월 0.6점, 10월엔 0.4점을 받는 식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정착 노력과 제도 적합성에도 각각 1점씩 받을 수 있다. 최대 3점이면 경영평가 등급(S~E)이 최대 두 계단 떨어질 수 있다. D등급 이하면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이에 비해 기타공공기관은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과 달리 도입시기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는 점을 감안해 도입 시기에 따라 인상률이 차등 적용된다.
10월 31일 이전에 도입하면 총인건비 인상률 전체를 인정해 주고, 연말까지 도입할 경우엔 총 인건비 인상률의 4분의 3이 적용되는 식이다. 예컨대 기타공공기관의 내년 임금인상률을 공무원과 같은 3.0%로 본다면 다음달까지 도입할 경우 임금인상률은 3.0%, 11~12월 도입 때는 4분의 1이 삭감된 2.25%, 연내 도입이 안 되면 절반이 깎인 1.5%가 된다는 의미다.
정부가 이처럼 '압박'을 가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임피제 도입이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실제 임피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총 110곳(17일 현재)으로 전체의 35%수준에 머문다. 한국전력 등 대형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의 도입률은 높지만 기타공공기관은 전체 200곳 가운데 22.5%인 45곳만이 임피제를 도입한 상황이다.
■임피제 도입시 청년일자리 13만개 창출?
때문에 나머지 155곳의 기타공공기관도 임피제 도입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노동조합과의 순조롭지 않은 협의과정 탓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하고 있다. 기타공공기관 중 한 곳인 강원랜드 관계자는 "정부 발표로 도입이 시급해졌다"며 "하지만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현재로선 정확한 도입시기를 못 박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임피제의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특히 이날에는 임피제 도입을 통해 줄어든 임금 비용을 재원으로 연봉 3000만원의 청년 일자리 13만개가 창출될 것이란 고용노동부의 주장 자체가 허구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 계산법의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임피제를 적용받으며 60세까지 일한다'는 전제부터 잘 못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고용보험통계연보(2013)에 따르면 55~59세 근로자 중 정년퇴직으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1만8800여명으로 전체의 4.8%밖에 되지 않는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자체 조사한 정년퇴직자 비율 통계가 있음에도 100% 정년퇴직이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까지 내세워 국민을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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