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답게 싸워보자"는 말에 4시간 폭행 살해... 징역 12년 확정

내연녀의 새로운 애인을 4시간 동안 무자비하게 때려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2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9)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대법2부는 "피고인의 연령과 지능, 환경, 범행동기, 수단 등을 종합해 보면 징역 12년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김씨는 지난 1월 자신과 결별한 내연녀의 새로운 애인인 박모씨와 술을 마시다 박씨가 '남자답게 싸워보자'라고 말하자 실제로 결투를 벌인 끝에 박씨를 때려 숨지게 했다.

당시 피해자 박씨는 내연녀의 짐을 챙기기 위해 김씨의 집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재판과정에서 김씨는 숨진 박씨가 먼저 결투를 제안했고 선공을 양보하는 등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숨진 박씨가 당시 술에 만취해 부축하지 않으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만취상태였던 점과 얼굴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행한 점. 폭행과정에서 프라이팬 등 여러 가지 둔기가 사용된 점을 들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라고 판단,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과거 폭력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면서도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12년으로 형량을 올렸다.

[e-mail]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