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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능선 다다른 K리그 클래식, 누가 누가 잘했나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7 20:12

수정 2015.09.27 20:12

[중앙수비]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이다.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펼치면 스코어는 영원히 0:0 이다”

유벤투스, 셍테티엔, AS낭시 소속으로 8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미셸 플라티니(60·現 UEFA 회장)의 말이다. 실수가 없다면 영원히 0:0의 스코어가 유지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역설적으로 실점은 오로지 수비수의 실책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걸 뜻한다. 수비수, 그 중에서도 최후방 수비진의 중심에 선 센터백의 활약은 팀의 수비를 결정짓는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수 없는 플레이를 통해 상대팀의 스코어를 0에서 멈추게 하기 위해 온 노력을 퍼붓고 있는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센터백이 누구인지 알아본다.

1. 마테이 요니치(24·인천 유나이티드)

현재까지의 활약 만으로 2015년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센터백을 뽑는다면 단연 요니치다. K리그 클래식 이적 1년차라고는 믿기지 않는 적응력으로 미추홀 보이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요니치의 활약에 김도훈 감독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고 있다. 현재까지 정규리그 31경기에 출전해 상위스플릿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인천의 핵심으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포항과 함께 32경기에서 28실점만 허용하며 리그 최저실점팀으로 짠물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인천의 중심엔 ‘벽니치’ 요니치가 있다.

2009년 크로아티아의 하이두크 스플리트에서 데뷔한 그는 자다르, 오시예크 임대를 거쳐 2015시즌을 앞두고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먼저 K리그 무대를 경험한 사빅, 마토의 강력한 추천에 한국행 결심을 굳혔다는 그는 ‘통곡의 벽’이라 불리며 수원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마토에 이어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할 기세다.

이제 겨우 24살인 요니치는 188cm, 83kg의 당당한 체격에 지능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넘어서기 어려운 센터백이다. 예측력이 좋고 체력, 속도, 공중볼 처리능력, 대인방어 등도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친화력이 좋아 들고 나는 선수들이 많은 인천 선수단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만약 인천이 상위스플릿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일등공신으로 요니치를 뽑는데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2. 김형일(31·전북 현대)

일찌감치 2위 수원과 승점 11점을 벌리며 선두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전북의 최후방엔 김형일이 있다. 대전, 포항, 상주를 거치며 태극마크까지 단 김형일의 상승세엔 거침이 없다. 어느덧 노장의 반열에 접어들었지만 전투적이고 저돌적인 ‘글래디에이터’의 강력함은 여전한 듯하다. 32라운드까지 치러진 K리그 클래식 주간 베스트 11 센터백 부문에 5차례 꼽히며 8차례 선정된 요니치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요니치와 마찬가지로 2015시즌을 앞두고 팀을 옮긴 그는 부동의 K리그 최강팀 전북의 수비를 진두지휘하며 팀의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할 기세다. 윌킨슨, 김기희, 조성환 등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그는 현재까지 정규리그 20경기에 나섰다.

선수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팀에서 주전급인 전북에서 주력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노장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로 명성 높은 최강희 감독의 지도 아래 김형일이 어떤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3. 윤영선(27·성남FC)

탄탄한 중원을 중시하는 김학범 감독의 성남FC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을 목표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4위(승점 51점)에 올라있는 성남은 7위 제주보다 무려 12골을 적게 넣었지만 포항, 인천보다 1실점 많은 29실점을 기록하며 김학범 감독의 철학에 부합하는 실속 있는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13승 12무 7패의 성적에서 보듯 상대에게 쉽사리 승리를 헌납하지 않는 집중력이 성남 최고의 강점이라 할만하다.

지난 시즌 곽해성-윤영선-임채민-박진포의 포백라인으로 FA컵을 들어 올린 성남은 박진포의 상무입대와 박희성의 전진배치로 포백 가운데 두 자리를 바꾸는 변화를 감행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성남의 수비는 흔들림이 없었고 그 중심에는 윤영선이 있었다. 지금까지 29경기에 나와 2골을 기록하고 있는 윤영선은 포백을 진두지휘하는 리더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4. 임종은(25·전남 드래곤즈)

26경기 1골. 임종은이 이번 시즌 전남에서 기록한 성적이다. 2009년 울산 현대고를 졸업하고 울산에서 데뷔한 임종은은 성남을 거쳐 2013년 전남에 입단해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이제 25살이지만 일찌감치 100경기를 넘어선 베테랑이다. 울산에선 주전경쟁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남과 전남에선 주전급으로 발돋움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시즌엔 주간 베스트 11 센터백 부문에서 5차례 선정되며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비록 팀은 8위로 처져있고 수비 역시 문제가 많지만 팀의 승리 뒤에는 언제나 임종은의 고군분투가 있었다. 192cm의 장신으로 제공권 장악은 물론 포백을 조율하는 능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임종은은 어느새 전남 수비의 기둥으로 떠올랐다. 하위스플릿에서조차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전남에서 임종은이 할 일이 너무도 많다.

5. 알렉스(26·제주 유나이티드 FC)

인천에 요니치, 서울에 오스마르가 있다면 제주엔 알렉스가 있다. 196cm, 85kg의 거구로 오스마르 등과 공중볼을 경쟁할 땐 전 관중석이 술렁였다. 평소엔 수비의 중심으로 위기 땐 공격수 전환까지 시도할 수 있는 알렉스의 존재는 제주의 기쁨이다.

2014시즌을 앞두고 수원 FC에서 제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알렉스는 가진 재능을 K리그 클래식에서 만개시켰다. 뛰어난 피지컬에 길목을 지키는 수비능력이 일품인 알렉스를 넘어서야 제주의 골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일까. 그는 경기 내내 상대의 도전을 받아내기 바쁘다. 잔부상 등으로 올 시즌 16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것이 제주 부진의 이유로 꼽힐 만큼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단 16경기 출장만으로도 K리그 클래식 센터백 사이에서 돋보이는 평가를 받은 그가 남은 경기에 얼마나 나설 수 있느냐에 따라 제주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6. 배슬기(30·포항 스틸러스)

32경기 28실점으로 인천과 함께 최저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포항의 최후방엔 배슬기가 있다. 정규리그 22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한 배슬기는 최재수, 김광석, 김준수 등과 함께 포항 짠물수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실상 수비진의 핵인 김광석의 곁에서 침착한 커버플레이와 빌드업 등 영리한 플레이로 지원한다. 힘 싸움에도 능해 끈질긴 수비로 상대 포스트 플레이어를 저지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는 불과 1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번시즌엔 어느덧 주전으로 자리 잡은 그다. 만 서른이 되어서야 K리그 클래식의 주전멤버가 되었지만 그를 그저 그런 선수로만 보는 공격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내셔널리그 인천 코레일 출신으로 경찰 축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2012년이 돼서야 K리그 드래프트에 참여한 배슬기. 그는 자신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완성시킬 수 있을까? 남은 경기가 그리 많지 않다.

32라운드까지 각 선수 기록
선수 출장수 득점 도움 파울수 OS ST 경고 퇴장
요니치 31 0 0 20 0 6 3 0
김형일 20 0 0 25 0 5 3 0
윤영선 29 2 0 33 1 5 10 0
임종은 26 1 0 23 4 10 4 0
알렉스 16 0 0 10 0 3 3 0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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